[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1-29 06:05 수정일 : 2026-02-26 13:28 작성자 : 고무열 (gmy88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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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원장(안전교육원) |
합법을 가장한 총 없는 연성독재(soft dictatorship) 정권
I. 느리다더니, 번개처럼
이재명이 “국회가 너무 느려 일할 수 없다”라고 하자, 민주당은 다음 날 “민생 법안 100개를 하루 만에 처리하겠다”라고 외쳤다. 느림이 죄라더니, 이제는 속도가 미덕이 되었다. 어제는 기어가던 국회가 오늘은 빛의 속도가 된 셈이다. 다만 누구를 위한 정치인지 목적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II. 민생은 어디에 있었나?
국회가 느렸던 이유는 야당 때문이 아니라, 민주당이 민생이 아닌 다른 데 정신이 팔렸었기 때문이다. 검찰 해체급 법안, 위헌 논란 법안,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법안에는 전광석화처럼 움직였다. 민생은 뒷줄에 세워두고, 권력 강화 법안만 VIP석에 앉혔다. 그런데 이제 와서 “민생이 늦다”라고 야당을 탓한다. 이쯤 되면 책임도 분업제로 운영하는 듯하다.
III. 입법은 패스트푸드가 아니다.
법안 하나에도 장단점, 부작용과 비용, 국민 삶에 미칠 영향 등 살필 것이 수없이 많다. 하루에 한 개도 벅찬 일을, 하루에 100개를 하겠다고 한다. 이는 입법이 아니라 대량 생산이다. 국회가 아니라 공장이고, 컨베이어벨트다. 숙의는 생략하고 포장만 화려하면 된다는 발상, 민주주의를 컵라면 취급하는 태도다.
IV. 총 없는 독재
권력자가 속도를 이유로 절차를 무시하고, 야당의 반대를 방해물로 규정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껍데기만 남는다. 이것이 연성 독재(soft dictatorship)다. 총칼 대신 법과 숫자를 들고, 협치 대신 다수결로 밀어붙인다. 겉은 합법, 속은 독재이다. 정장 입은 독재라고 보면 된다. 즉 투표로 뽑힌 지도자가 권력을 이용해 민주주의의 근본 원리를 서서히 훼손하는 일, 그것이 우리가 목격하는 실체다.
V. 민주주의 피로 마케팅
토론은 피곤하다, 절차는 번거롭다, 일단 빨리 해야 한다. 이 말들은 민주주의 피로를 자극하는 주문이다. 국민이 토론보다 성과를, 자유보다 편의를 선택하게 만들면, 권력은 자연스럽게 한 손에 모인다. 설득 대신 지침, 합의 대신 지시. 민주주의가 아니라 관리 시스템이고 종국엔 서서히 독재로 변한다.
VI. 법도 눈치를 본다.
연성 독재(軟性獨裁)의 무서운 점은 모든 것이 법의 외피를 쓰고 진행된다는 데 있다. 사법은 인사와 예산 앞에서 고개를 숙이고, 표현의 자유는 사회적 낙인 속에서 스스로 입을 다문다. 국민은 “불법은 아니네” 하며 안심한다. 그러나 자유는 그렇게 조금씩 닳아간다. 쇠창살이 아니라, 솜사탕으로 만든 감옥이다.
VII.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민주주의는 느리다. 그러나 그 느림은 안전벨트다.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가 빠른 것은 진보가 아니라 사고다. 진짜 문제는 법안 숫자가 아니라 권력을 대하는 태도다. 협치를 귀찮아하고, 비판을 방해로 여기며, 절차를 장애물로 보는 정부는 민주주의 정부가 아니다.
VIII. 깨어 있어야 할 사람들
군부 독재는 총으로 보였지만, 연성 독재는 법으로 숨는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일은 잘한다”라는 말에 안심하는 순간, 자유는 성과표 뒤로 밀려난다. 소수 야당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국민이 방향을 봐야 한다. 속도가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를.
민주주의는 효율이 아니라 원칙으로 굴러간다. 원칙을 포기한 효율은 결국 통치이고, 통치는 곧 복종을 요구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원칙과 정의다. 그게 없으면 아무리 빠르게 가도 목적지는 하나다. 권력의 독점, 이름만 다른 독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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