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정치화, 9·19 군사합의 또다시 ?

작성일 : 2026-02-12 07:39 수정일 : 2026-02-12 09:10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김상호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9·19 남북군사합의 체결 당시 군 안팎에선 안보 공백이 초래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되고, 최전방의 실사격과 기동 훈련이 중지되면 우리 군의 대비태세가 현저히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당시 군 지휘부는 대체 수단으로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별문제 없다면서 합의 체결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 등 잇단 도발에 대응해 202469·19 합의의 효력을 전면 정지하는 과정에서 군은 그간 9·19 합의 때문에 대북 감시 정찰과 대비태세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같은 합의를 두고 정권에 따라 군의 평가가 오락가락한다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군이 9·19 합의의 맹점을 알고도 국민에게 쉬쉬한 것 아닌가”, “정권 이념 기조에 맞춰 말이 달라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9·19 합의는 우리 군의 최전방 작전과 훈련, 감시체계 등 대비태세 전반에 실질적 영향을 미치는 중대 사안이다. 그에 대한 평가를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손바닥 뒤집듯 한다면 야전의 지휘관과 장병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9·19 합의의 선제적, 단계적 복원 방침을 누차 강조해 왔다. 최근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비행금지구역의 선()복원부터 북한에 먼저 제안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우발적 충돌 방지라는 정책 목표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9·19 합의 복원에 따른 군사적 부작용을 도외시한 채 군이 또다시 합의를 복원해도 대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평가를 내놓는다면 국민은 어떻게 생각할까.

9·19 합의가 복원될 경우 다시 설정될 비행금지구역은 최전방의 대북 감시와 정찰 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아군 무인기와 정찰기의 운용이 제한되면서 북한의 장사정포와 미사일의 도발 징후 등을 실시간으로 포착하는 데 공백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최전방의 사격 훈련과 야외 기동 훈련 중단도 대비태세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훈련 규모가 축소되고 횟수가 줄어들면 병사들의 숙련도는 떨어지고, 유사시 지휘관들의 결심 능력도 무뎌질 수밖에 없다.

 

사안의 본질은 9·19 합의 그 자체보다도, 군이 정권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구조라고 필자는 본다. 군의 최전방 경계와 대비태세 기조는 어느 정권에서도 일관돼야 할 것이다.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북한 위협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9.19 군사합의는 당초 남북 간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체결되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합의 이후 해안포 사격, NLL 이남으로 미사일 발사, GP 총격 도발, 소형 무인기 침투 등 의도적이고 반복적으로 위반행위와 도발을 자행해 왔다.

더구나 북한은 그들 스스로 지난해 11239.19 군사합의의 사실상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북한의 이러한 반복적인 합의 위반과 도발에도 지금껏 인내하며 군사합의의 조항들을 준수해 왔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527일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GPS 교란, 미사일 발사, 대규모 오물 풍선 살포 등 우리 국민의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고 재산 피해까지 발생시켰다.

 

이에 정부는 우리 군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 활동에 더 이상 제약을 받지 않도록 9.19 군사합의의 전부효력정지를 결정했었다.
잉하같이 9·19 합의 체결 이후로도 북한의 합의 위반 사례는 숱하게 많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시시각각 고도화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9·19 합의에 대한 군의 평가와 설명이 정권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면 국방과 안보 정책의 신뢰도는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안보와 국방의 최전선을 지키는 군은 군 통수권자(대통령)의 공약이나 정부의 대북 기조에 위험한 요소가 있다면 직언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이자 국민에 대한 기본적인 도리일 것이다. 과거에는 괜찮다고 했다가 정권이 바뀌자 문제가 많았다고 말하고, 다시 정권이 교체된 뒤에는 또 괜찮다고 번복하는 군의 태도는 국민에게 신뢰받기 힘들다.

 

9·19 합의 복원 과정에서도 군은 맡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본다. 9·19 합의 복원의 부작용을 철저히 파악해서 북한의 상응 조치 등 보완책이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으면 최대한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직언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안위와 직결되는 대비태세의 기준은 정치가 아니라 위협이어야 한다. 이것이 오락가락하면 훗날 그 대가는 우리 장병과 국민이 치른다는 점을 북한의 도발 역사가 말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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