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걷습니다 聘句怡産 / 김원준

작성일 : 2026-02-24 22:45 수정일 : 2026-02-24 22:51 작성자 : 김용복 주필 (kyb1105@hanmail.net)

혼자 걷습니다 聘句怡産 / 김원준

 

시인 / 김원준

 

혼자 걷습니다

하얀 입김 서린 창에

수백 번 수천 번 써 보아도

끝내 흩어지지 않는

그 이름 뒤로한 채

아무도 없는 거리를

이렇게

혼자 걷습니다

가로등 불빛

내 뒷모습 길게 그려 내고

소리 없이 내리는 밤

어깨 위에 차곡차곡 쌓이는 지금

흔적 없는 사람들의 발자국 위에

내 발자국 덮으며

또다시

혼자 걷습니다

걷는다는 것

이제야 알 것 같습니다

그 속에는

수많은 그리움도

잊혔던 생각들도

그리고

내 어머니가

함께 서려 있다는 것을

시린 두 손

주머니 속으로 파고들고

가슴 깊이 그리운 어머니

오늘따라 더 아리도록 보고파

그려보는 모습 위에

흐르는 눈물을 떨굽니다

어머니

당신과 함께

힘겹게 걷던 이 길을

오늘은

그 모습 가슴에 안고

찡해 오는 콧등을 문지르며

혼자 걷습니다

어느새 타고 내린 눈물

다하지 못한 회한

늦게야 깨달은 소중함이

몸을 떨리게 합니다

당신과 손잡고 걷던 길을

지금은

터벅터벅

혼자 걷습니다

지워지고 희미해진

당신과 나의 이야기를

글로 쓰고

책으로 엮는다 해도

이 눈물은

끝내 지워지지 않을 겁니다

어머니

세상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그 모습이 그리워

이렇게

혼자 걷습니다

눈물이

소리 없이 흐릅니다

다하지 못한 마음 때문에

아무도 모르게

실컷 울고 싶어서

나는 오늘도

혼자 걷고 있습니다

꿈에라도

그 모습 보여 달라

간절히 기다렸는데

그곳에서

행복에 젖어

나를 잊으셨나요

나는 이렇게

보고 싶어

아무도 모르게 우는데

그래서

무작정

혼자 걷습니다

당신과 웃으며 걷던

이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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