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2-27 03:12 수정일 : 2026-02-28 06:47 작성자 : 고무열 (gmy88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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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냉철한 피드백은 공천 혁명의 지름길
국민의힘 대전시당이 발표한 ‘2026 지방선거 6대 공천 기준’은 문장만 보면 완전한 공천 교과서다. 도덕, 실력, 시민 참여, 미래 비전까지 빠짐이 없다. 문제는 늘 같았다. 말은 원칙, 현실은 부정적이었다는 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입후보자들은 행여 불이익이 올까 두려워 입도 뻥긋 못 한다. 하여 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기록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Ⅰ. “도덕성 최우선” 과거에도 적용되었나?
금품수수·이권 개입·전과 검증을 엄격히 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공천 과정에서 반복된 논란은 무엇이었는가. 잡음이 불거지거나 낙하산 인사가 “전략적 판단”이라는 이름으로 경선 과정도 없이 통과되고, 시민 눈높이와 거리가 먼 인물이 당 기여도라는 객관적 기준 없는 이유로 공천되었으며, 선거 후 논란의 책임자는 아무도 없었다.
진정 도덕성이 최우선이었다면, 공천 결과 발표 후마다 왜 ‘낙하산’, ‘보은 공천’, ‘측근 챙기기’라는 말이 따라붙었는가. 도덕을 말하려면 과거 공천의 책임부터 규명해야 한다. 이러한 제안을 하면 왜 과거를 들추냐고 하겠지만, 지금도 그 범주에 있던 인물이 공천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다.
Ⅱ. “실력과 성과 중심” 정녕 줄 세우기는 없었는가?
의정 성과와 지역 기여도를 평가하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의정활동 점수는 공개됐는가, 지역 현안 해결 실적은 객관 지표로 검증됐는가, 경선 배제 사유는 투명하게 설명됐는가. 실제 현장에서는 누가 누구와 가까운지, 어느 계파에 서 있는지가 더 큰 변수였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현직이 기득권이 될 수 없다”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현직 보호 또는 특정 라인 보호가 반복되었다는 인식이 강하다. 성과 중심이라면 점수표를 공개하라. 비공개 평가표는 성과 검증이 아니라 권력자의 재량에 불과하다.
Ⅲ. “시민 참여형 공천”은 왜 항상 형식에 그쳤나
외부 전문가 참여와 시민 검증 확대를 말한다. 그러나 공천관리위원회 구성 자체가 폐쇄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공관위원 선임 기준은 공개됐는가, 이해충돌 검증은 있었는가, 컷오프 근거는 데이터로 설명됐는가. 시민 참여는 구호였고 실제 결정은 소수의 회의실에서 내려졌다는 의혹을 스스로 불식시킨 적이 있는가. 공천은 당이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신뢰는 독점할 수 없다.
Ⅳ. “당 정체성”이라는 모호한 기준, 충성도 심사의 문제점
당의 가치와 철학을 실천한 인물을 우선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정체성 검증이 자칫 비판적 목소리를 배제하는 장치로 작동하지는 않았는가. 당론에 문제를 제기하면 “해당 행위”, 계파와 다르면 “비협조적 인물”, 쓴소리를 하면 “팀워크 부족”이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 정체성 평가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당적을 옮겼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충성도 테스트로 변질되면 건강한 정당은 사라진다.
Ⅴ. “대전 3대 도시 도약”을 말할 자격
대전을 대한민국 3대 도시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공천이 그 비전에 부합하는 인물을 꾸준히 배출했는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 과학·산업 전략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얼마나 공천되었는가, 청년 인구 유출 문제를 해결할 정책 역량을 가진 후보가 얼마나 있었는가, 당선 이후 실제 성과는 무엇이었는가. 비전은 발표문이 아니라 인사에서 증명된다. 미래를 말하면서 과거 방식으로 공천하면 도약은 없다.
Ⅵ. “청년 등용”은 왜 항상 선거 홍보용 사진이었나
청년 확대를 말하지만, 실제 공천 구조에서 청년이 차지한 비율은 얼마나 되었는가. 청년은 경선에서 실질적 기회를 얻었는가, 아니면 상징적 배치에 그쳤는가. 진짜 혁신은 안전한 지역구 일부를 과감히 개방하는 것이다. 험지에 상징적으로 배치하는 것은, 혁신이 아니라 장식 공천이다.
Ⅶ. 책임 없는 선언 반복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과거 공천 논란에 대해 누가 책임졌는가, 누가 사과했는가, 누가 물러났는가 하는 점이다. 책임 없는 개혁 선언만 반복될 뿐이다.
Ⅷ. 최소한의 신뢰 회복 조건
과거 선거 공천 평가 백서를 공개하고, 공천 심사 점수와 세부 기준을 투명하게 밝히며, 공관위원 이해충돌을 사전 공개해야 한다. 금품·청탁 적발 시 즉각 실명 공개와 제명을 원칙으로 하고, 공천 탈락자 이의제기 절차 또한 투명하게 운영해야 한다. 이 다섯 가지가 선행되지 않으면 이번 6대 기준 역시 또 하나의 발표문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치는 선언만으로 신뢰를 얻지 못한다. 기록과 책임으로 신뢰를 얻는다. 국민의힘 대전광역시당이 진정으로 달라지려면 이번에는 말이 아니라 자기 부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공천은 권력 배분이 아니라 시민과의 계약이다. 계약을 어기면 시민은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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