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이다.
작성일 : 2026-03-12 18:10 수정일 : 2026-03-12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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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석일 더뉴스라인 논설위원 |
안보는 선의가 아니라 평상시 잘 훈련된 국방력에 있다
대한민국 안보의 핵심 축은 단연 한미동맹이다. 특히 전쟁 억지력의 중심에는 한미 연합훈련이 있다. 그러나 최근 정부의 안보 인식과 정책 방향을 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다음 달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 Freedom Shield(자유의 방패) 기간 동안 야외 기동훈련이 지난해의 약 40% 수준으로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정부 시기였던 지난해 중대급 이상 야외 기동훈련이 51건이었지만 올해는 22건으로 줄었다. 훈련은 군대의 생명이다. 평시에 흘린 땀만큼 전시의 피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사 일정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안보 철학의 문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새로운 국방전략(NDS)은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한국은 북한의 재래식 전력 위협 방어에 주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문구가 명시됐다. 이는 향후 주한미군의 역할이 대북 억지뿐 아니라 중국 견제 등 더 넓은 전략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국군의 독자적 전투 능력과 연합 작전 능력은 강화되어야 한다. 그런데 훈련은 줄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가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까지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작권을 넘겨받는다는 것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다. 유사시 한국군이 미군을 포함한 연합군 전체를 지휘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보다 군사력이 훨씬 강력한 미군을 지휘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연합훈련과 실전형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데 현실은 정반대다.
북한의 태도도 냉혹하다. 김정은은 노동당 대회 보고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실체”라고 규정하며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부정했다. 심지어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한국의 “완전 붕괴”를 거론했다. 북한은 핵 운용 능력 강화를 위한 군사훈련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즉 한쪽에서는 핵과 미사일, 실전 훈련을 강화하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연합훈련을 줄이고 있는 셈이다.
안보는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분야가 아니다. 상대가 위협을 강화할수록 억지력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대화는 필요하지만, 대화의 조건은 힘이다.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고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최소한 군 대비 태세만큼은 정치적 계산에서 분리되어야 한다. 최근 주한 미군은 성주지역 주한미군에 있던 무기를 이란전쟁 지역으로 옮겼다.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돼 있던 패트리엇(PAC-3)과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등 핵심 방공 전력을 중동으로 보냈다는고것다. 수십년간 우방관계에 였던 한미간에 금이 가는 형국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 군은 정권의 군대가 아니라 국민의 군대이기 때문이다.
안보는 이념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리고 그 현실은 언제나 준비된 자의 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