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공습에 속수무책…
작성일 : 2026-03-17 06:41 수정일 : 2026-03-17 07:27 작성자 : 김상호 논설위원 (sangho5747@hanmail.net)

논설위원 김상호
한국군 반면교사로 삼아야...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 주요 외신 및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면 중동 전역에 대혼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동안 미국과 이스라엘이 상대한 하마스나 헤즈볼라, 예멘 후티반군과 비교하면 이란은 체급 자체가 다른 상대이기 때문이다. 특히 드론과 미사일로 대표되는 이란의 장거리 타격 능력은 위협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 같은 평가를 입증이라도 하듯이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직전까지 다양한 신무기를 공개하는 등 무력시위를 벌였다.
그런데 막상 전쟁이 시작되자 이란 군사력은 너무도 어이없이 무너졌다. 개전 후 일주일 동안 이스라엘 전투기들이 1000㎞ 이상 날아와 5000발 넘게 폭탄을 퍼부었지만 1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개전 닷새 만에 이란 방공망은 완전히 무력화됐다. 이때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의 비(非)스텔스 전투기, 폭격기, 공중급유기가 이란 영공을 놀이터처럼 드나들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을 겨냥해 배치된 이란의 중거리탄도미사일도 개전 일주일 후 종적을 감췄다. 현재 이란의 발사체는 민간 트럭이나 트레일러로 위장한 이동식 발사대에서 쏘는 단거리탄도미사일 또는 장거리 자폭 드론이다. 이마저도 발사되는 수가 점차 줄고 있다. 이란의 드론 공격에 주변 국가들이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이란군이 그간 자랑해오던 대규모 병력과 수많은 첨단무기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란 군사력은 원래 이렇게 약했을까. 이란은 이스라엘,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와 함께 중동의 군사 강국으로 불린다. 신정 독재국가인 이란에는 군대가 둘 있다. 정규군으로서 국방부 통제를 받는 이슬람 공화국군과 신정 독재자 ‘라흐바르’ 직속 친위대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다. 이란 정규군은 약 41만 명, IRGC는 상비군 약 30만 명에 예비군 약 60만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같은 이란 상비군 규모는 주변 국가의 2~3배수준이다.이란 당국이 발표한 공식 자료만 놓고 보면 이란 군사력은 질적으로도 강력한 듯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작정하고 달려든 이번 전쟁에선 개전과 동시에 최고지도자를 잃고 일주일 내내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중동 최강 군대를 보유했다는 이란군이 이토록 수세에 몰린 것은 ‘전투용 군대’가 아니라 ‘전시용 군대’였기 때문이다.군사훈련도 제대로 하지않았다.
이란 군대는 국민을 지키려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체제 선전 도구이자, 군사력 증강 명분으로 국가 예산을 권력자들 쌈짓돈으로 둔갑시키는 세탁실에 가깝다. 독재자 권위에 가끔 도전하는 시민들을 탄압할 수준의 무력만 있으면 충분한 이란 군대는 이번에 제대로 된 정규군의 공격을 받고 삽시간에 무너졌다.
세계5위권의 군사강국이라는 한국은....
원래 군대라는 집단은 전세계 어디를 가도 팽창적 속성을 가진다. 안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상대적이다. 침략은 결국 인접국이 하기 때문이다. 즉 군대는 국가 안보를 위해 늘 인접국의 무력에 우위에 설 것을 요구 받으며, 국민들 역시 안보의 기준은 최악의 상황인 인접국의 침략이기 때문에 전쟁도 하지 않는 나라에 웬 국방비냐며 아까워하긴 해도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것 정도를 이성적으로는 알고 있다. 대한민국 국군에게 그 대상은 휴전중인 6.25 전쟁의 적국인 북한+중국이었기 때문에, 인구만 남한의 30배가 넘는 중국의 재참전 공포로 한반도는 군의 규모를 줄이기 어려운 환경이다.
한국군은 전시작전권과 평시작전권을 막론하고 미국에 의해 작전과 주요 장비 사용에 제약이 가해져 있는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다.전시의 경우 작전은 한미연합군사령부에서 총괄한다. 한국군의 독자적인 의사는 대한민국 대통령과 합동참모본부,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에 의해서 제시될 수 있으나,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현실적으로 미국의 의사가 더 중시된다는 것이 문제다. 즉 독자적인 국군의 전투행위가 미국의 의사에 거슬릴 경우, 제지당할 수 있다는 것. 거기에 한미연합군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고 있어 유엔군으로서도 한국의 독자적인 작전 의사에 관여할 수 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의 국방부가 6년 만에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니까 폴 라카메라 유엔군사령관은 국방부에 우려 의사를 전달했고 대북 확성기는 부분적 전략적인 운용하겠다는 핑계로 한달 넘게 재개되지 못하다가 9차 오물 풍선 사태 이후에야 재개됐다
이런 작전권과 무기 사용 제한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불거진 사례가 바로 연평도 포격전이었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연평도를 포격 중인 북한군 해안포 진지를 긴급출격한 공군 전투기로 폭격하라고 지시했으나, 국방부장관이었던 김태영은 미국과의 비밀조약을 근거로 불가능함을 피력했다. 거기에 더해 미국이 확전을 자제하라고 의사를 보내옴에 따라, 결국 북한군 도발에 대한 보복 조치는 순전히 연평부대의 K9 자주포만을 사용해 맞대응하는데 그쳤던 것이다.
확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함과 동맹국과의 작전 조율이라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으나, 대한민국이 만들고 대한민국이 제값을 지불하고 사온 무기조차 대한민국 지휘부의 의사에 따라 마음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미국의 인정이 있어야 사용가능한 것은 주권침해의 문제이므로 저런 비밀조약이 있다는 것은 심각한 사안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때도 미군과 국군의 대응 조치는 상이했는데, 미국은 폴 버니언 작전을 시행하며 문제가 된 미루나무만 자르고 철수할 것을 지시했으나, 국군 특전사들은 출동하여 관련된 북한군 초소를 부쉈다. 미국의 장교가 죽은 문제에서조차 미국보다도 국군이 더 강한 실행조치를 한 것이다. 물론 이 때는 대통령이박정희라서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강경한 모습을 실천할 수 있었다.
앞으로 어떤 안보 상 사건이 또 터질지는 알 수 없으나, 대한민국의 군사력을 미국과의 협의와 허가 하에 사용한다는 점은 국군 주도의 작전 운영에 방해인 점이 분명하다. 미국이 대한민국 국군의 군사력 성장과 재량권을 묶어두었던 동안, 북한군이 미사일 전력과 핵무기 기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은 뼈아픈 사실로서 반드시 고쳐야 할 문제점이다.
또 한편으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인구 절벽과 초급 간부의 이탈이라는 구조적 문제들이 임계점을 넘어서며, 군 조직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다는 準 전시 상황의 경고이기도 하다.
우리는 지금 총성이 울리지 않는 '내부 붕괴'라는 이름의 전장에 서 있다.
K-방산 수출로 첨단 무기 체계를 갖춘 한국군은 겉으로는 强軍의 모습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 값비싼 '하드웨어'를 능숙하게 다룰 '소프트웨어'인 숙련된 인력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초급·중견 간부의 대규모 엑소더스다.
육사, ROTC, 부사관 등 군을 이끌어야 할 핵심 인력의 지원율은 급감하고, 심지어 임관 후에도 조기에 군을 떠나는 '희망 전역'과 '휴직' 인원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이 군복을 벗는 이유는 무엇일까?
장기간 군에 몸담는 것이 사회 진출에 긍정적인 경력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인식. 지속 가능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좌절감마저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포퓰리즘 경쟁 속에서 병사들의 월급이 급격히 상승하고 복무 기간이 단축되는 사이, 상대적으로 초급 간부들의 처우 개선은 지지부진했다. 이는 '군 전문가'로서의 자부심 대신 심각한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다.
지금의 위기는 인구 절벽이라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넘어, 정치가 안보를 '표 계산'의 수단으로 삼고, 군의 본질적인 가치와 리더십에 대한 사회적 존중이 사라진 결과다.
대한민국 군이 이 내부 위기를 극복하고 강군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대전환'이 필요하다.
초급 간부들이 긍지를 가지고 군을 직업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병사와의 보상 격차를 해소하고, 복무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이는 복지 차원이 아니라, 전력 유지의 필수 투자다.
사실 전시용 군대 폐해는 거의 모든 권위주의 독재국가에서 똑같이 일어나는 문제다. ‘사흘이면 끝날 전쟁’이라며 기세등등하게 우크라이나에 쳐들어갔다가 4년 넘는 장기전 늪에 빠져 100만 명 넘는 사상자를 낸 러시아, 대만 침공을 준비한다더니 내부 부패와 싸우고 있는 중국이 전시용 군대의 대표 사례다. 군대는 국민을 지키려고 존재할 때 가장 명예롭고 강할 수 있다는 진리를 이번 미국-이란 전쟁이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이번 이란의 전쟁으로 대한민국의 군사력 역시 되돌아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한다.
대한민국의 군대,이들 나라처럼 전시용 군대가 되지않기위한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정치는 안보를 가장 신성한 가치로 여기고, 군은 스스로 지휘 체계의 명예와 전투 정신을 회복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최후의 과제라는 점을 새삼 銘心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