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시성반(作始成半) 단상
작성일 : 2026-03-20 06:38 수정일 : 2026-03-20 06:52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책은 제2의 성공 명함’
잔칫집에 술이 빠져서야
새삼 돋보인 나의 ‘마당발 인맥’
누군가를 위한 일은 중요하다. 더욱이 그것이 출판기념회라면 두말하면 잔소리다. 세상은 책을 한 권이라도 출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양분된다.
책을 출간한다는 것은 단순히 종이 위에 글자를 찍어내는 행위를 넘어, 자신의 사유를 세상에 공표하고 하나의 매듭을 짓는 인생의 커다란 분기점이 되곤 한다. 그 차이는 단순한 경력을 넘어 여러 면에서 나타난다.
먼저, 사유의 완결성이다. 머릿속에 떠도는 파편화된 생각들을 하나의 논리로 엮어 '책'이라는 형식을 갖추는 과정은 고도의 집필과 인내를 필요로 한다. 수없이 퇴고하고 다듬는 과정을 거치며 저자는 자신의 철학을 비로소 완성하게 된다.
"글은 고칠수록 명작이 된다"는 말처럼, 그 치열한 교정의 시간을 견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단단한 내면이 생긴다. 다음으로 책을 내지 않은 사람의 생각은 개인의 기억 속에 머물다 사라지기 쉽지만, 저술을 마친 사람의 생각은 투철한 기록으로 남는다.
이는 타인에게 영감을 주는 통로가 되며, 작가 스스로에게는 세상을 향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당당한 명함이 되어준다. 이런 까닭에 ‘책은 제2의 성공 명함’이라는 등식이 통용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이라도 써본 사람은 타인의 저작물이나 세상의 사건들을 대할 때 '독자'가 아닌 '생산자'의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수많은 사자성어나 고전의 지혜를 자신의 삶에 투영하여 해석하고, 그것을 다시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는 능력은 인생을 훨씬 풍요롭게 만든다. 절친한 지인 최점복 대표가 그야말로 와신상담 끝에 회심의 역작을 발간했다.
‘독자’에서 ‘저자’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반가움의 경지를 넘어 마치 내 일처럼 반가웠음은 물론이다. 오는 4월 4일에 있을 출판기념회의 진행을 내가 총괄하기로 ‘총대를 멘’ 까닭은 평소 최점복 작가의 삶이 존경스러웠기 때문이다.
경험자는 잘 알겠지만, 출판기념회는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출판기념회를 매끄럽게 진행하려면 철저한 준비가 관건이다.
더군다나 사회자는 작가와 함께 콤비를 이루면서 전 과정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분위기를 이끌어야 된다. 멘트 하나에도 공을 들여야 하며, 개회사는 물론이거니와 내빈 소개와 축사에 있어서도 신경을 집중해야 옳다.
잔칫집에 술이 빠질 수 없듯 저자의 인생 첫 출판기념회에 음악이 빠지면 실정법 위반이다. 그래서 어제는 축하 공연자를 섭외했다. 내로라하는 음악가 겸 기자인데 평소 나의 ‘마당발 인맥’을 동원한 덕분에 비교적 수월했다.
또한 출판기념회에서는 준비할 것도 많다. 현수막 등 준비물 철저와 함께 저서의 비치, 책을 넣을 봉투, 필기도구, 편지봉투, 모금함, 축하 공연자 출연비 지급, 식당의 식대 정산, 동영상 촬영자(유튜브 업로드 및 보관용) 확보 등 수두룩하다.
작시성반(作始成半)은 ‘시작이 반이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이 말은 무언가를 계획하고 시작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절반을 이룬 것과 같다는 의미로, 목표를 세우고 실행에 옮길 때 자주 쓰인다.
오늘도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최점복 대표의 신간 [몸이 말할 때, 나는 귀를 기울였다] 출판기념회 준비물 점검으로 분주했다. 나의 출판기념회보다 더 떨리는 지인의 출판기념회가 아닐 수 없다. 하여간 ‘작시성반’의 아침이 밝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