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분분과 지저분의 패러독스

그래서 서둘러야 한다

작성일 : 2026-03-30 04:38 수정일 : 2026-03-30 10:23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그대여 ~

오늘은 우리 같이 걸어요 이 거리를

밤에 들려오는 자장노래 어떤가요 오예

몰랐던 그대와 단 둘이 손 잡고 알 수 없는 이 떨림과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오예 ~”

 

2012년에 발표되면서 단숨에 히트 반열에 오른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다. 봄에 이 노래를 안 들으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드는 사람이 적지 않을 터.

 

대한민국 전국이 이 노래처럼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창궐할 건 시간문제다. 포근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전국 각지 벚꽃 명소에 나들이 인파가 몰릴 것은 자명한 이치.

 

벚꽃 명소의 대표적인 곳은 단연 진해군항제일 터. 도시 전체가 벚꽃으로 뒤덮이는 국내 최대 규모 축제라지만 솔직히 너무 멀다. 나의 거주지인 이곳 대전에서는 대청호 벚꽃길을 가는 게 훨씬 좋고 경제적이다.

 

26.6km에 달하는 국내 최장급 벚꽃길로, 대청호수를 따라 이어지는 풍경이 압권이다. 계룡산 동학사 일대 역시 벚꽃길과 카페 문화가 결합된 대표적인 나들이 코스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굳이 여기까지 안 가더라도 동네 이곳저곳에는 지금 목련이 한창 만개 중이다. 하지만 목련은 꽃이 지고 나면 그 최후가 적이 심란하다. ‘난분분에서 지저분으로 급전직하하는 어떤 패러독스(paradox) 영향 때문이다.

 

 

난분분(亂紛紛)난분분하다의 어근으로 눈이나 꽃잎 따위가 흩날리어 어지럽다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반면 지저분은 지저분하다의 어근인데 정돈이 되어 있지 아니하고 어수선하다는 의미다.

 

형용사 보기 싫게 더럽다말이나 행동이 추잡하고 더럽다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패러독스는 일반적으로는 모순을 야기하지 아니하나 특정한 경우에 논리적 모순을 일으키는 논증을 말한다.

 

모순(矛盾)은 중국 초나라의 상인이 창과 방패를 팔면서 창은 어떤 방패로도 막지 못하는 창이라 하고 방패는 어떤 창으로도 뚫지 못하는 방패라 하여, 앞뒤가 맞지 않은 말을 하였다는 데서 유래한다.

 

낙화하여 보기만 해도 끔찍한 목련꽃을 보자면 난분분과 지저분의 패러독스를 새삼 발견하게 된다. 뭐든 시종일관은 실천하기에도, 보기에도 힘든 것이 우리네 인생사이었던가?

 

그래서 서둘러 찾아야 한다.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그리고 우리 산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