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마(可志魔)
작성일 : 2026-04-01 14:34 수정일 : 2026-04-01 15:20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casj00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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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독한 지인의 최근 신간 |
인연이 돈독한 지인의 첫 출판기념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여기서 나는 사회를 맡는다. 출판기념회에서 사회를 담당한다는 것은 행사의 총괄을 의미한다.
그런데 단순히 마이크를 잡는 '진행자'를 넘어 '행사의 총괄' 역할을 맡는다는 것은, 그날의 주인공인 작가님께서 나를 그만큼 신뢰하고 행사의 성패를 맡겼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말인데 출판기념회에서 총괄 사회자의 역할은 '현장의 지휘자'와 같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챙겨야 하는지 핵심적인 4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본다.
1. 흐름의 설계 (큐시트 확정)
단순히 대본을 읽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간 배분을 결정해야 한다. 사흘 전인 지금, 가장 먼저 확정해야 할 부분이다.
- 식순 배치: 개회 선언 → 내빈 소개 → 저자 약력 소개 → 축사 → 북토크(대담) → 질의응답 → 사인회 및 폐회.
- 완급 조절: 축사가 길어지면 현장에서 과감히 다음 순서로 넘기거나, 분위기가 처지면 재치 있는 멘트로 환기하는 역할을 한다.
2. 현장 환경 컨트롤
행사 당일, 사회자는 무대 위뿐만 아니라 무대 밖의 환경도 총괄해야 한다.
- 음향 및 조명: 배경음악의 크기, 마이크 상태, 영상 재생 여부를 미리 체크한다.
- 동선 관리: 저자가 어디서 등장하고, 꽃다발 증정은 어디서 이루어지는지,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미리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해야 한다.
- 돌발 상황 대응: 마이크가 안 나오거나, 예정된 귀빈이 늦게 도착할 때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간을 끄는 것도 총괄의 역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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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4일 16시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유성 한진오피스텔 23층 ‘베니스 레스토랑’ |
3. 저자의 '매력' 극대화
출판기념회의 주인공은 저자이다. 사회자는 저자가 가장 빛나도록 판을 깔아줘야 한다.
- 사전 인터뷰: 책의 핵심 내용 중 저자가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무엇인지 미리 파악한다.
- 분위기 조성: 딱딱한 격식보다는 저자의 평소 성품이나 집필 과정의 노고를 언급하며 청중이 저자에게 정서적으로 몰입하게 만든다.
4. 청중과의 호흡
사회자는 저자와 관객 사이의 가교 역할도 해야 한다.
- 시선 처리: 저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객석 구석구석을 살피며 소외되는 관객이 없도록 한다.
- 질문 유도: 질의응답 시간에 침묵이 흐를 경우를 대비해, 사회자가 던질 '미끼 질문' 2~3개를 미리 준비해두는 센스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자의적으로 ‘가지마(可志魔)’라는 나름의 삼행시 격인 다짐을 피력한다.
▶가(可, 옳을 가) -> 그러니까 매사를 옳게, 긍정적으로 보자는 것이다.
▶지(志, 뜻 지) -> 그러자면 굳건한 뜻과 방향을 견지해야 한다.
▶마(魔, 마귀 마) -> 간혹 당혹스런 일, 예컨대 일이 잘되지 아니하게 헤살을 부리는 요사(妖邪)스러운 장애물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는 극복(克服)해 내기 어려운 장벽(障壁)을 아우른다.
이 모든 걸 이겨내자는 의미가 바로 ‘가지마’인 것이다. 사회자는 행사의 얼굴이자, 보이지 않는 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