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정치풍토, 이제는 끊어야 한다

선이 악을 이기는 자유민주주의가 되어야 한다.

작성일 : 2026-04-06 05:49 수정일 : 2026-04-06 10:09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계석일 논설위원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정치풍토, 이제는 끊어야 한다

 
세상은 언제나 선과 악이 맞물려 돌아간다. 이 단순한 진리는 정치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정치야말로 선과 악, 명분과 이해관계가 가장 치열하게 충돌하는 영역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래전부터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경고를 되새겨 왔다. 작은 잘못을 방치하면 결국 더 큰 부패와 파국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의 풍경은 이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잘못이 있어도 눈감아주고, 책임을 회피하며, 상대의 잘못만 부각하는 문화가 반복되면서 정치권 전체가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풍토가 단순한 정쟁을 넘어 국가의 근간까지 흔들고 있다는 점이다.
 
책임 없는 정치, 갈등만 키운다
 
최근 정치 상황을 되짚어보면 갈등의 본질은 분명하다. 여야 모두 상대의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스스로의 책임에는 침묵하거나 축소한다. 이 과정에서 정치의 기본인 ‘문제 해결 능력’은 사라지고, ‘정치적 유불리 계산’만 남는다.
 
특히 윤석열 정부 시기의 비상계엄 논란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계엄이라는 극단적 선택이 등장하기까지는 분명 정치적 충돌과 누적된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과 책임을 균형 있게 따지기보다, 각 진영은 자신에게 유리한 해석만을 반복했다.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은 야당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제어하지 못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한 입법 드라이브로 정치적 긴장을 극대화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는다. 하지만 어느 쪽도 국민 앞에 충분한 설명과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로의 경고, 정치의 민낯을 드러내다.
언론계 원로인 김성우의 발언은 이러한 정치 현실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다. 그는 현재 보수 진영의 위기를 단순한 선거 패배가 아니라 ‘내부 붕괴’로 진단하며, 정치적 책임과 노선의 부재를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의 주장은 한쪽 진영에 대한 옹호라기보다, 한국 정치 전반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즉, 정치가 명분과 책임을 잃고 순간의 전략과 감정에만 의존할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것이다.
 
정치는 본질적으로 책임의 영역이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권은 책임을 지는 대신, 책임을 전가하는 데 더 능숙해 보인다. 그 결과 국민은 점점 정치에서 멀어지고, 정치 불신은 구조화된다.
 
‘악의 정상화’가 가장 위험하다
더 큰 문제는 ‘악의 정상화’다. 반복되는 정당화와 진영 논리 속에서 잘못된 행동조차 정당한 선택처럼 포장된다. 그렇게 되면 기준은 무너지고, 결국 무엇이 옳고 그른지조차 흐려진다.
 
정치에서 이 현상은 특히 위험하다. 권력은 본질적으로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작은 왜곡도 사회 전체로 확산된다. 바늘 도둑을 눈감아주는 순간, 소 도둑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제는 끊어야 할 악순환
정치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권 교체나 인물 교체만으로는 부족하다. 정치 문화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
 
첫째, 잘못에 대한 명확한 책임 인식이 필요하다.
둘째, 상대를 악으로 규정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셋째, 국민을 설득하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는 싸움이 아니라 책임이다. 그리고 그 책임은 결국 국민의 삶으로 돌아온다.
 
“선이 악을 이기는 세상”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작은 잘못을 방치하지 않는 사회, 책임을 회피하지 않는 정치, 그리고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국민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지금 우리가 끊어야 할 것은 특정 정당이나 인물이 아니다. 
바로 바늘 도둑을 용인하는 정치풍토,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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