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엔 목욕탕이 없어요!

목욕탕 찾아 ‘천 리 먼 길’

작성일 : 2026-04-07 05:20 수정일 : 2026-04-07 12:58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honggyeonggeok404@gmail.com)

▶ 멋진 하이힐은 여성의 자신감 도구

 

하이힐(high heeled shoes)은 굽이 높은 여자용 구두다. 멋진 하이힐은 여자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런데 이 하이힐의 유행 역사에는 실용적인 위생과 오염 방지라는 흥미로운 배경이 숨어 있다.

 

중세 유럽의 도시는 오늘날처럼 배수 시설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았다. 길바닥은 진흙뿐만 아니라 가축의 배설물, 온갖 쓰레기로 가득했다. 이런 까닭에 14~15세기 유럽에서는 고가의 가죽 신발이 더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 신발 밑에 덧신는 나무 굽 신발이 유행했다.

 

이것이 현대 하이힐의 역사로 꼽힌다. 당시 높은 굽을 신는다는 것은 "나는 더러운 바닥을 직접 밟지 않아도 되는 신분이다"라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장치였다. 따라서 이는 위생을 대단히 중시했다는 방증이다.

 

인간에게 있어 위생과 목욕은 단순히 몸을 씻는 행위를 넘어, 건강을 지키고 정신적인 여유를 찾는 중요한 일상의 의식이다. 시대를 불문하고 청결은 남녀노소 모두의 기본 상식으로 간주해 왔다.

 

위생과 목욕이 우리 삶에 주는 의미와 효과는 지대하다. 목욕의 가장 직접적인 목적은 피부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목욕은 피부의 세균 번식을 막아 감염병을 예방한다.

 

특히 손 씻기와 세안은 호흡기 질환 예방에 탁월하다.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는 반신욕이나 전신욕은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돕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하여 통증을 줄여준다. 목욕으로 체온이 약간 상승하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체내 독소 배출에도 도움이 된다.

 

예부터 목욕은 몸뿐만 아니라 마음을 씻는 과정(洗心,세심)으로 여겨졌다. 또한 목욕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다. 따뜻한 물속에 있을 때 우리 뇌는 안정감을 느끼며,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분비를 돕는다.

 

▶ AI 이미지로 표현한 대중목욕탕

 

지친 하루 끝에 즐기는 목욕은 피로를 씻어내어 다시 젊어지는 듯한 활력까지 준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우리 동네엔 대중목욕탕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제는 큰맘을 먹고 00동의 소문난 목욕탕을 찾았다.

 

오랜만에 널찍한 대중탕 욕조에 몸을 담근 뒤 습식 사우나에 이어 냉탕에서 수영까지 하니 비로소 활기가 돌았다. 언제부턴가 동네에서 목욕탕이 사라지고 없다.

 

그래서 어제 찾은 00동의 목욕탕은 마치 가요 천 리 먼 길처럼 느껴졌다. [천 리 먼 길]1973년에 가수 박우철이 발표하면서 히트한 노래다.

 

= “그리운 님을 찾아 님을 찾아 천 리 길 보고 싶어 내가 왔네 산 넘고 물 건너서 그러나 변해 버린 사랑했던 그 사람 한번 준 마음인데 그럴 수가 있을까 천 리 먼 길 찾아왔다 돌아서는 이 발길~” =

 

그리운 그녀를 찾아 천 리 길도 마다치 않고 찾아왔건만 야속한 그녀는 왜 그처럼 박절했을까? 혹시 목욕도 안 하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간 건 아니었을까.

 

여하튼 목욕은 휴식이며 건강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피부는 건조해지기 쉬우므로 목욕을 자주하는 것이 좋다. 한자 성어 중에 '세심혁면(洗心革面)'이라는 말이 있다.

 

마음을 씻고 얼굴을 바꾼다라는 뜻으로, 겉모습의 청결이 곧 내면의 새로운 다짐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나저나 목욕탕 찾아 천 리 먼 길가야 하는 현실의 타개책은 정녕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