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4-07 15:45 수정일 : 2026-04-07 16:13 작성자 : 고무열 (gmy88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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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뜨거워진 선거, 한국 정치가 지향해야 할 선거문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 정치권은 다시 한번 ‘공천’이라는 관문에서 격렬한 진통을 겪고 있다. 전략공천, 사천(私薦) 논란, 컷오프를 둘러싼 반발까지. 정당 내부의 갈등은 곧바로 국민의 정치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하지만, 현실은 오히려 갈등과 불신을 증폭시키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한국 정치가 지향해야 할 바람직한 선거문화는 무엇인가.
1. 공천의 투명성, ‘밀실 정치’에서 ‘공개경쟁’으로
공천 갈등의 본질은 절차의 불투명성에 있다. 특정 계파나 지도부의 의중이 작용한다는 의심이 커질수록, 결과에 대한 승복은 어려워진다. 공천은 정당 민주주의의 핵심 절차인 만큼, 그 과정은 최대한 공개되고 검증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천 기준의 사전 명확화, 심사 과정의 공개 및 기록화, 외부 인사의 참여 확대가 필수적이다. 공천이 ‘권력 배분’이 아니라 ‘공적 검증’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때, 내부 갈등도 줄어들고 유권자의 신뢰도 회복될 수 있다.
2. 정책 중심 선거, 인물 경쟁을 넘어 ‘공공의 비전’으로
현재 선거는 여전히 인지도, 계파, 정쟁 중심으로 흘러가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지방선거는 특히 지역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정책 경쟁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지역 맞춤형 공약 검증, 토론 중심의 선거운동, 실현 가능성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 이러한 요소들이 강화되어야 한다. 유권자 역시 단순한 이미지나 정당 충성도가 아니라 정책의 실질적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3. 네거티브 정치의 축소, ‘적대’가 아닌 ‘경쟁’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상대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와 비방이 난무한다. 물론 검증은 필요하지만, 근거 없는 폭로와 감정적 공격은 정치 전체의 수준을 떨어뜨린다. 건강한 선거문화는 사실 기반 검증, 공적 사안 중심의 비판,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 위에서 출발해야 한다. 정치적 경쟁은 필수지만, 그것이 사회적 분열을 심화시키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
4. 유권자 참여 확대, ‘관객’에서 ‘주체’로
선거문화의 수준은 정치권뿐 아니라 유권자의 태도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공천 과정부터 일반 시민의 참여를 확대하고, 숙의형 공론장(시민 토론 등)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민참여경선 확대, 온라인 정책 플랫폼 활성화, 시민 평가 시스템 도입. 이러한 장치들은 정치의 폐쇄성을 줄이고, 선거를 진정한 민주적 과정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5. 책임 정치의 정착, 선거 이후까지 이어지는 약속
선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당선 이후 공약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책임을 묻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공약 이행 점검 제도, 주민 참여형 평가 시스템, 중간 평가(리콜 등)의 실효성 강화 이는 정치인을 ‘선출직 권력자’가 아니라 ‘공적 책임자’로 자리매김하게 만드는 핵심 요소다.
결론은 선거의 품격이 곧 민주주의의 수준
지금의 혼탁한 공천 갈등과 과열된 선거 양상은 한국 정치가 여전히 과도기적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위기는 곧 전환의 기회이기도 하다. 공정하고 투명한 공천, 정책 중심 경쟁, 절제된 정치 언어, 그리고 적극적인 시민 참여가 결합할 때, 선거는 다시 민주주의의 축제로 복원될 수 있다.
결국, 선거문화의 변화는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정치권의 자정 노력과 함께, 유권자의 성숙한 선택이 맞물릴 때 비로소 가능하다. 이번 지방선거가 한국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그 시험대 위에 우리는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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