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전략이 아니라 전술이다

작성일 : 2026-04-18 18:50 수정일 : 2026-04-18 19:23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선거는 전략이 아니라 전술이다

 

​선거를 흔히 큰 판의 싸움, 곧 전략의 영역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되는 선거는 훨씬 더 미시적이다.

 

표는 추상적 구호가 아니라, 한 사람의 마음에서 결정된다.  그래서 선거는 전략보다 전술에 가깝다. 전략이 방향이라면,

전술은 표를 만드는 기술이다.  ​

 

전략(Strategy)은 목표 달성을 위한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계획이며, 전술(Tactics)은 그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단기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이다. 

 

모든 사람에게 장점이 있듯, 정치인에게도 각자의 무기가 있다. 그것은 때로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한 채 감춰진 ‘보석’일 수 있다. 리더십이 요구되는 정치일수록 이 장점을 어떻게 꺼내고 활용하느냐가 승패를 가른다.

 

지방선거가 달아오를수록 후보자들의 발걸음은 더 바빠진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피켓 인사는 단순한 형식이 아니다.

바쁜 유권자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접점이다. 심지어 이미 인지도가 충분한 현직 단체장들조차 거리로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 않으면 오히려 오만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정치적 감각이 작동한 결과다.

선거는 시험과 닮아 있다. 과거 학력고사 시절, 수험생들은 총점을 끌어올리기 위해 잘하는 과목에 집중했다.

운전면허 시험에서도 고득점이 가능한 구간에 힘을 싣는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지역, 모든 유권자를 동일하게 상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득표를 극대화할 수 있는 곳에 집중하는 것이 전술이다. 지역마다 정치 성향은 분명히 존재한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곳, 진보 성향이 짙은 곳, 그리고 그 사이의 중도 지대가 있다. 과거 투표 데이터를 보면 그 흐름은 비교적 명확하게 드러난다.

자신과 맞는 지역에서 확실한 지지를 확보하고, 반대 성향 지역에서는 최소한의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이 균형 감각이 중요하다.

​특히 선거 90일 전쯤이면 고정 지지층의 선택은 이미 굳어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승부는 중도층에서 갈린다. 흔히 ‘보수 30, 진보 30, 중도 40’이라는 구도가 언급되는 이유다. 이 40%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선거의 본질이다.

선거에는 ‘바람’도 존재한다. 예기치 못한 사건 하나가 판세를 뒤흔들 수 있다. 과거에는 이념 대립이나 외부 변수로 바람을 만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SNS를 통해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에 인위적인 바람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남는 것은 후보 개인의 경쟁력이다.

그래서 전술은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 연구단지가 많은 지역에서는 과학기술 인력의 현실을 이해해야 하고, 노년층이 많은 지역에서는 복지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 유권자의 삶을 건드리지 못하는 메시지는 공허하다. 공감이 곧 설득이다.

또한 디테일이 승부를 가른다. 단체를 방문할 때는 그 집단의 관심사와 정서를 미리 파악해야 한다. 짧은 유머 하나, 적절한 사례 하나가 분위기를 바꾼다. 준비된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의 차이는 이런 작은 지점에서 드러난다.

자신의 강점을 드러내는 것도 전술이다. 외모가 경쟁력이라면 대중 노출을 늘리고, 운동 능력이 있다면 이를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가족 이야기, 삶의 태도 역시 유권자에게는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결국 유권자는 정책만이 아니라 ‘사람’을 선택한다.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후보자는 조급해진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험을 치르듯, 확실히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표는 쌓이는 것이지, 한 번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결국 선거는 거대한 담론이 아니라, 치밀한 전술의 집합이다. 한 표 한 표를 향한 집요한 접근, 그것이 승리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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