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4-19 12:59 수정일 : 2026-04-19 14:07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gmy88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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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괴담과 프레임 전략으로 권력을 잡고, 책임은 지지 않는 민주당
반복되는 ‘공포 프레임’, 의도된 정치 기술
정치는 설득의 영역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일부 세력은 설득이 아닌 ‘공포’와 ‘불신’을 도구로 삼아왔다. 특정 사안을 과장하거나 왜곡해 대중의 불안을 자극하고, 그것을 정치적 이익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른바 ‘괴담 정치’ 선동적 프레임 전략이다.
이 흐름은 우연이 아니라 반복된 패턴에 가깝다. 2002년 대선을 앞두고 제기된 ‘김대업 병풍 사건’은 병역 비리 의혹이라는 자극적 프레임으로 선거판을 뒤흔들어 이회창 후보를 낙마시켰고 차후 김대업은 거짓이라는 양심고백을 했다.
2008년 ‘광우병 파동’은 과학적 검증을 넘어선 공포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며 대규모 혼란을 낳았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에는 북한 어뢰 공격이라는 정부 발표에도 불구하고 각종 음모론이 제기되며 안보 불신을 키웠고,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구조 실패 비판을 넘어 잠수함 충돌설, 고의 침몰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확산됐다.
이어 2016~2017년 사드(THAAD) 배치 과정에서는 전자파가 인체와 농작물에 치명적이라는 괴담이 퍼졌고, 2021년 발표 이후 2023년 방류가 시작된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 역시 과학적 검증과 별개로 과장된 공포가 시장과 민심을 흔들었다. 사안마다 다르지만 구조는 같다. 사실보다 감정을 앞세워 프레임을 만들고, 상대를 공격하며, 지지층을 결집하는 방식이다.
사실보다 강한 감정, 그러나 남는 것은 분열
이런 프레임은 단기적으로는 강력하다. 사람은 데이터보다 이야기와 공포에 더 쉽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사실이 드러나면, 남는 것은, 신뢰의 붕괴다. 사회는 둘로 갈라지고, 공적 담론은 오염된다.
전문가의 판단은 의심받고, 검증된 정보는 정치적 주장에 밀린다. 결국 피해는 국민 전체가 떠안는다. 지역경제는 흔들리고, 산업은 위축되며, 안보에 대한 신뢰는 약화된다. 정치는 순간의 승리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신뢰 위에 서야 한다. 괴담 정치는 그 기반 자체를 허문다.
더 큰 문제는 ‘사과의 부재’
더 심각한 지점은 그 이후다. 시간이 흘러 사실관계가 밝혀졌을 때, 책임 있는 사과와 정정이 있었는가? 정치적 공격에는 누구보다 적극적이면서, 자신들의 과오에는 침묵하거나 회피하는 태도. 이것이 반복되면 ‘책임지지 않는 정치’가 고착된다. 국민의 관점에서는 어느 쪽의 말도 쉽게 믿기 어려워진다. 결국 정치 전체에 대한 냉소로 이어진다.
선택적 정의의 함정
최근처럼 과거의 허위 주장에 대해 상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모습 자체는 문제 될 것이 없다. 문제는 기준이 일관되느냐다. 타인의 잘못에는 엄격하면서, 자신들의 과거 행위에는 관대한 태도. 이중잣대는 가장 빠르게 신뢰를 무너뜨리는 방식이다. 정의는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순간, 더 이상 정의가 아니다.
이제는 프레임 정치에서 벗어나야
정치가 국민을 설득하려면, 사실과 근거로 경쟁해야 한다. 불안과 분노를 자극하는 방식은 쉽지만, 그 대가는 사회 전체가 치른다. 괴담으로 얻은 지지는 오래가지 않는다.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과거를 덮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기준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틀렸다면 인정하고, 과장했다면 바로잡고, 국민 앞에 설명하는 것. 그 기본을 외면한 채 또다시 프레임으로 싸운다면, 남는 것은 국민의 불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