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과 혜이불비
작성일 : 2026-04-22 21:09 수정일 : 2026-04-23 07:04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honggyeonggeok4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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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가 4월 2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 한 척을 향해 발포해 선체를 파손시켰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올 것이 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적인 이슈이자 우리 국민들에게도 충격파로 다가오는 현실감이다. 미국 - 이란 간 긴장 고조의 예정된 파편인 까닭이다. 이 핵심의 근저는 간단하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원유 공급의 위험 프리미엄(risk premium)을 폭등시키는 사건인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인위적 유가 억제로 대처하고 있다.
덕분에(?) 유가가 1원이라도 싼 주유소는 문전성시인 반면 그렇지 않은 주유소는 파리만 날리는 현상을 보게 된다. 모두 알다시피 호르무즈(해협)는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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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수백만 배럴(일부 추정으로는 전 세계 원유 수출의 약 1/5~1/3 수준)이 이 해협을 통과한다. 따라서 이 통로가 막힌다/막힐 수 있다는 불확실성만으로도 거래자들은 보험료, 안전마진, 헤지 비용을 올린다.
이는 위험 프리미엄이 급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봉쇄가 일어나면 선적 지연, 선박 보험료 상승, 대체 경로(더 긴 항로, 더 비싼 운임), 일부 생산국의 수출 차질이 겹쳐 가격이 더 크게 뛴다.
아무튼 이런 까닭으로 유가가 폭등하면 우선 자가용 운행부터 줄이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정부가 특정 연료(휘발유, 경유 등)의 소비자 가격을 제한하는 인위적 정책을 고수한다면 이는 곧 세금으로 충당하거나 해당 정유업체의 리스크로 나타날 개연성이 농후하다.
물론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커지는 정유사들의 손실액을 추후 정부가 보전해 주는 방법이 있겠지만 국민의 세금이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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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그렇겠지만 유가 역시 가격이 낮게 유지되면 소비자는 더 많이 쓰고, 생산자는 더 적게 투자하거나 수출을 더 선호하게 되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정부의 보조금(인위적 유가 억제 정책이 이 범주에 속하는 셈)이 장기화하면 기업은 정제/저장/인프라 투자에 대한 보상을 받기 어려워져 중장기 공급 능력이 약해진다.
그 결과 다음 공급 충격 때는 더 높은 가격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는 또 있다. 인위적 억제가 효과를 내지 못하면 정부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인위적 유가 억제의 모순이 여기에 있다고 보는 시각이다. 물론 단기 완화 효과는 있겠으나, 결국 이 정책은 저장 유류의 한정된 비축량이므로 지속적 공급 충격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비싸면 안 쓰는 게 현명하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의 전국은 여전히 자가용들이 기름을 잔뜩 넣고 활보하고 있다. ‘낭비하면 망한다’라는 뜻의 사자성어가 흥청망청(興淸亡淸)이다.
이의 대척점에 혜이불비(惠而不費)가 돋보인다. 위정자(爲政者)는 백성(百姓)에게 은혜(恩惠)를 베풀되 낭비(浪費)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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