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4-24 11:38 수정일 : 2026-04-24 12:44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gmy88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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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
돈으로 표를 사는 정치, 그 끝은 누가 책임지나?
이재명 정부의 트렌드는 퍼주기, 선심성 우민화 정책에 이어 선거가 다가오면 반복되는 장면이 있다. 돈이 풀리고, 지역화폐가 확대되며, 각종 지원금이 쏟아진다. 정치는 “민생을 살리겠다”라고 말한다. 듣기에는 좋고 체감도 빠르다. 그러나 반드시 따라붙어야 할 질문이 있다. 그 다음엔 누가 책임지는가?
■ 달콤한 유혹 처방, 그러나 구조는 그대로
지역화폐 확대와 현금성 지원은 단기적으로 소비를 자극하고 골목상권에 숨을 불어넣는 미미한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처방이 아니라 일시적 현상에 가깝다. 기업이 늘어나는지, 양질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지, 청년이 지역에 남는지에 대한 답이 없다면 돈이 멈추는 순간 경제도 다시 멈춘다.
■ 정책인가, 정치인가
재정 정책은 본래 미래를 설계하는 도구다. 하지만 선거 국면에서 재정은 종종 정치적 도구로 변한다. 지금의 흐름은 경기 대응이라기보다 정치적 타이밍에 맞춘 소비 촉진에 가깝다. 돈이 풀리면 불만은 줄고 체감은 올라가며 표는 움직인다. 이 구조가 반복되면 정책은 방향을 잃고 재정은 지속 가능성보다 즉시성에 종속된다.
■ 조삼모사의 경제학
눈앞의 이익은 분명하지만, 채무는 사라지지 않는다. 엄중하게 뒤에서 버티고 있을 뿐이다. 지원금은 결국 물가 상승으로 한 번, 재정 부담으로 또 한 번 국민에게 돌아온다. 지금 받는 혜택이 미래의 세금과 물가로 되돌아온다면 그것은 혜택이 아니라 착시적인 채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반복이 유권자의 판단 기준을 단기 이익 중심으로 바꿔버린다는 점이다.
■ 재정은 마술이 아니다
가장 중요한 질문은 여전히 회피되고 있다. 이 정책을 계속할 수 있는가? 지역화폐 할인과 현금성 지원은 시작은 쉬워도 줄이기는 어렵다. 정치적으로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결국 선택지는 세금을 늘리거나, 다른 사업을 줄이거나, 빚을 늘리는 것뿐이다. 이에 대한 답 없이 민생만 강조하는 것은 정책이 아니라 정치적 구호다.
■ 미래를 당겨쓰는 정치
지금의 확장 재정은 현재의 여유가 아니라 미래에서 끌어온 부채다. 부채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선택권을 줄이는 장치다. 지금의 편의를 위해 미래의 가능성을 줄이는 결정이라면 그것은 정책 이전에 책임의 문제다.
■ 경제를 살리는 길은 따로 있다
지속 가능한 민생은 돈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기업이 들어오고 산업이 성장하며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구조에서 나온다. 그러나 지금의 공약은 구조 개혁보다 유동성 공급에 집중되어 있다. 쉽고 빠르지만 오래 가지 않는 방식이다.
■ 가장 위험한 것은 ‘확신’
정책이 틀릴 수 있다. 문제는 틀렸을 때 수정하지 않는 데 있다. 지출은 늘리면서 부담에 대한 설명은 얼버무리고 효과만 확신하는 구조는 결국 더 큰 충격으로 돌아온다. 브레이크 없는 전차처럼 속도는 나지만 멈출 때의 위험은 훨씬 크다.
■ 결론, 지금의 편안함, 미래의 비용
지금의 정책은 효과가 있다. 그래서 더 위험하다. 단기 체감이 강할수록 장기 비용은 보이지 않는다. 유권자가 봐야 할 것은 단 하나다. 이 정책이 3년 뒤, 5년 뒤에도 유지 가능한가. 정치는 선택이다. 지금의 편안함이냐, 미래의 지속 가능성이냐. 달콤한 정책 뒤에 따라오는 청구서까지 함께 보는 것, 그것이 유권자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