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서의 도시를 넘어, 착공의 도시가 된 대전 - 멈춘 도시를 깨운 4년, 지금 대전의 선택은?

[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5-03 08:57 수정일 : 2026-05-03 09:41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gmy8888@naver.com)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계획서의 도시를 넘어, 착공의 도시가 된 대전

- 멈춘 도시를 깨운 4, 지금 대전의 선택은?

 

. 선거의 본질, 결과로 말하라.

 

선거는 결국 약속의 경연장이 아니라 결과의 검증대다. 선거철이면 누구나 도시 발전을 말한다. 누구나 잘하겠다고 외친다. 그러나 시민이 묻는 것은 늘 같다. 누가 실제로 도시를 움직였는가? 지금 대전의 지방선거는 바로 그 질문 앞에 서 있다. 드디어 4년씩 재직한 리턴매치의 서막이 올랐다.

 

. ‘잠재력의 도시에서 지연의 도시까지

 

대전은 오랫동안 잠재력은 크지만, 속도가 느린 도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연구개발 인프라는 전국 최고 수준인데, 정작 도시 성장의 엔진은 늘 한 박자 늦었다. 계획은 화려했지만, 실행은 더뎠고, 숙원사업은 늘 다음 시장의 책상 위로 넘겨졌다.

 

마치 숙제를 안 한 학생이 다음 시간까지 해오겠습니다를 반복하는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그 다음 시간10, 20년씩 이어졌다는 점이다.

 

. 민선 8기의 방향, 묶인 매듭을 풀었다.

 

이장우 시정 4년의 본질은 분명했다. 새로운 그림만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묶인 사업을 풀고, 멈춘 사업을 움직이는 것이었다. 도시 행정은 새로운 약속보다 오래된 문제를 해결할 때 더 큰 가치를 가진다.

 

. 교통 혁신, ‘계획에서 착공으로

 

대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은 대표적 사례다. 무려 28년간 논의만 무성했던 사업이었다. 시민 입장에서는 트램이 아니라 거의 전설 속 기관차수준이었다. 그런데 민선 8기 들어 드디어 첫 삽을 떴다.

 

계획서 속 그림이 아니라 현실 속 공사 현장이 됐다. 충청권 광역철도 역시 마찬가지다. 유성복합터미널도 오랜 표류 끝에 완공되며 교통의 퍼즐을 맞추기 시작했다. 대전이 안고 있던 연결되지 않는 도시라는 구조적 한계에 칼을 댄 것이다.

 

. 산업 전략, 연구에서 시장으로

 

대전은 과학도시였다. 그러나 과학도시만으로는 부족했다. 연구실의 성과가 산업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도시는 성장하지 않는다. 나노·반도체 국가산업단지, 방산·로봇·드론 클러스터, 바이오산업 육성은 도시 산업 체질을 바꾸는 전략이다.

 

상장기업 시가총액은 34조 원에서 84조 원으로 증가했고, 글로벌 진출 기업도 늘었다. 방위사업청 이전 확정은 산업 축 재편의 신호탄이다. 여기에 양자컴퓨터는 대전에 집약되어 명실공히 위대한 과학의 도시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

 

. 오래된 숙제를 끝내는 행정

 

행정의 진짜 능력은 새로운 공약보다 오래된 문제를 정리하는 데서 드러난다. 대전역세권 개발, 조차장 이전 및 입체화, 원도심 주거 공급 확대는 모두 장기 표류 과제였다. 갑천호수공원도 11년 만에 개장했다. 눈에 띄는 온통대전퍼주기식 쇼맨십보다 실질적 해결에 집중한 행정의 결과다.

 

. ‘노잼 도시’(재미없는 도시)의 반전 실험

 

대전은 한때 노잼 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그러나 0시 축제와 보문산 개발을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 기반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관광객은 1,050만 명을 넘어섰다. 다만 이 변화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지, 도시 자산으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과제다.

 

. 청년과 민생, 도시의 생존 조건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늙는다. 청년 주거·창업·정착 지원 확대는 단순 복지가 아니라 도시 생존 전략이다. 인구 감소세가 멈추고 증가세로 전환된 점은 의미심장한 신호다. 소상공인 금융 지원 역시 체감도 높은 정책으로 평가된다.

 

. 아직 끝나지 않은 검증

 

냉정한 질문도 필요하다. 상당수 사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착공과 완공은 다르고, 계획과 성과는 다르다. 산업 전략이 일자리로 이어질지, 개발이 지역경제로 연결될지는 아직 검증 과정에 있다.

 

. 선택의 순간, 멈출 것인가 이어갈 것인가?

 

그러나 분명한 변화도 존재한다. 멈춰 있던 트램이 움직였고, 표류하던 터미널이 완공됐으며, 인구 흐름도 반전되기 시작했다. 도시는 말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증명된다. 이번 대전 지방선거의 본질은 단순하다. 움직이기 시작한 도시를 완성할 것인가, 다시 멈추게 할 것인가.

 

. 결론, 도시는 성과로 기억된다.

 

운전사를 바꾸는 것은 쉽다. 그러나 방향이 맞고 속도가 붙었다면, 핸들을 함부로 꺾는 것은 위험하다. 이장우 시정 4년은 멈춰 있던 도시를 움직이기 시작한 시간으로 요약된다. 그리고 지금 대전은 그 움직임을 이어갈지, 멈출지를 선택해야 한다. 도시는 구호가 아니라 성과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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