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가장의 시초
작성일 : 2026-05-04 06:02 수정일 : 2026-05-04 08:18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honggyeonggeok404@gmail.com)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 신문 <한성순보>는 1883년에 창간되었다. 국민 계몽과 개화운동의 상징인 신문은 서재필의 <독립신문>으로 이어져 근세사를 변혁시킨 횃불이 되었다.
한국 언론은 <독립신문>의 정신을 계승하여 항일 독립운동과 독재에 저항하고 민주주의의 수호를 위해 투쟁하는 전통을 수립하였다.
1898년에는 <매일신문>, <대국신문>, <황성신문>과 같은 민족지들이 창간되었고, 러일전쟁 후에는 <대한매일신보>를 비롯해서 <만세보>, <대한민보>가 나타나 우국지사 풍의 논객들이 기울어지는 나라를 바로잡고 국민들의 의식을 깨우치기 위해 구국의 필봉을 휘두르며 외세의 침략에 저항했다.
1919년에는 <조선일보>, 1920년에는 <동아일보>가 창간되었다.(한국신문협회 자료 참고) (종이) 신문은 여러 분야의 기사가 한 지면에 모여 있어 한 번에 폭넓게 정보를 얻고, 카테고리별로 정리된 구성을 통해 관심 주제를 빠르게 파악하는 데 유리하다.
또한 인터넷 뉴스처럼 댓글에 휩쓸리기보다, 기사만으로 생각을 정리해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근, 부산에서 자그마치 40년 동안이나 신문 배달을 하였다는 94세 어르신의 기사가 조선일보 주말판에 게재되었다. 그 내용을 보면서 과거에 나도 경험했던 신문 배달 시절이 오버랩 되었다.
아울러 ‘대선배님’이신 그 어르신께 새삼 고두(叩頭, 공경(恭敬)하는 뜻으로 머리를 땅에 조아림)의 겸손한 마음가짐을 지니지 않을 수 없었다. 상식이지만 조간신문을 배달하자면 꼭두새벽 기상은 기본 상식이자 행동으로 습관화되어야 한다.
요즘 같은 포근한 봄이야 몰라도 살을 에는 듯한 엄동설한의 새벽 강추위는 정말이지 사람 잡는 자연의 깡패와 같다. 여하간 10대 초반의 새파랗게 어린 나이에 새벽 신문 배달은 정말 힘들었다!
아무리 어려운 가정형편이라곤 해도 배달 일을 계속한다는 건 가뜩이나 연약한 체질을 더 악화시키는 강행군이었다. 하여 마음을 바꿔 배달 대신 판매로 선회했다. 그래서 역전으로 나가 신문을 팔기 시작했다.
그것이 내 소년가장의 시초였다. 세월은 장강처럼 흘렀지만 나는 지금도 종이신문을 구독한다. 자그마치 50년이다. 오늘도 새벽 4시에 배달된 신문을 펼친다.
신문은 정보의 화수분이다. 또한 읽고 난 신문은 일상생활에서 실용적 재활용으로도 일등 공신이다. 신문지는 습기와 냄새 제거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
눅눅해지기 쉬운 신발 안이나 옷장 서랍 바닥에 깔아두면 습기와 잡내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채소와 과일, 감자 등을 신문지에 싸서 그늘진 곳에 두면 훨씬 오래 신선하게 보관한다.
유리창이나 거울을 닦을 때도 신문지를 뭉쳐 물을 살짝 묻혀 닦으면 얼룩 없이 깨끗해진다. 이처럼 버릴 게 없는 신문은 식물성 콩기름 잉크로 인쇄하는 까닭에 방순(芳醇)한 향기까지 기분 좋은 하루를 여는 아침의 동반자로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