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선, '바람'을 기다리는 자와 '뿌리'를 내린 자

사고가 나길 기다려 보상을 바라는 고약한 양심, 그런 나약한 정치가 지역을 망친다.

작성일 : 2026-05-05 21:41 수정일 : 2026-05-05 21:59 작성자 : 계석일 기자 (keapark@hanmail.net)

6.3 지선, '바람'을 기다리는 자와 '뿌리'를 내린 자

사고가 나길 기다려 보상을 바라는 고약한 양심, 그런 나약한 정치가 지역을 망친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 찌그러진 범퍼를 제 돈 들여 갈기는 아까워, 뒤에서 누군가 차를 박아주기만을 바라는 고약한 양심을 가진 이들도 있다.

비상식적인 이야기 같지만, 선거철만 되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바로 제 실력으로 일어서기보다 정세의 '바람'이 불어오기만을 기다리는 나약한 정치인들의 모습이다.

 

세상에는 두 부류의 정치인이 존재한다. 시대의 바람에 몸을 싣고 요행을 바라는 자와, 바람 한 점 없는 고요 속에서도 스스로 동력을 만들어 일어나는 강인한 자다. 6.3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지금, 우리는 이들 중 누가 진짜 '지역의 파수꾼'인지 가려내야 하는 엄중한 시험대에 서 있다.

 

정치인을 나무에 비유하자면, 그 실력은 땅속 깊이 내린 '뿌리'에서 결정된다.

평소 지역구를 연구하고 주민의 삶을 살피며 영양분을 섭취한 나무는 거센 태풍이 불어와도 굳건히 견뎌낸다. 오히려 비바람을 통해 자신의 강인함을 증명한다.

반면, 얕은 땅에 대충 발을 걸친 채 중앙당의 공천이나 진영논리라는 비료만 받아먹은 나무는 작은 외풍에도 뿌리째 뽑혀 나가기 마련이다.

 

사실 유권자들은 잘 알고 있다. 모르는 척 침묵할 뿐, 누가 지역을 위해 밤낮으로 고민한 전문가이고 누가 선거철에만 나타난 뜨내기인지 이미 간파하고 있다.

 

물론 선거 판세라는 거센 '바람'은 때로 민심의 나무를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만든다. 내 본심과는 무관하게 거대한 진영의 흐름에 휩쓸려 투표장에 들어서기도 한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다.

 

바람에 의해 일시적으로 기울어진 나무도 바람이 멈추면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유권자의 본심 또한 마찬가지다. 잠시 흔들릴지언정,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바람이 멈춘 뒤에도 반듯하게 서서 우리 지역을 지켜줄 '진짜 실력자'다.

 

그래서 이번 6.3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 간의 대립이 첨예해지고 있는 지금,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 지역을 지켜낼 파수꾼의 역할은 막중하다. 이제는 공허한 진영논리를 떠나야 한다.

우리 지역구를 얼마만큼 연구했는지, 위기 상황에서 지역민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지 냉정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

 

바람이 불기만을 기다리는 나약한 정치인은 결국 바람과 함께 사라질 존재들이다. 스스로 바람을 일으키지는 못할망정, 남이 일으킨 바람에 편승해 자리를 보전하려는 이들에게 지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

 

선거일이 4주앞으로 다가왔다. 겉으로 드러난 화려한 잎사귀가 아니라 땅속 깊이 내린 뿌리깊은 나무를 봐야 한다.

요행을 바라는 정치적 '불량 양심'들을 걸러내고, 비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우리 지역의 파수군을 잘 뽑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