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5-06 22:39 수정일 : 2026-05-07 08:11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gmy88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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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열 (주)GMY Corporation 대표이사 |
선거의 마지막 한 표는 늘 고민하던 사람이 결정!!
- 정치 고수의 비밀, 공약보다 이야기
Ⅰ. 선거는 결국 ‘누구를 설득하느냐’의 싸움
선거 전략의 기본 축은 대체로 세 가지다. 홍보, 공약, 네거티브. 공약은 미래를 약속하는 설계도이고, 네거티브는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공격 전술이다. 그러나 실제 선거판에서 가장 먼저 유권자의 눈과 귀를 점령하는 것은 전략적 홍보다. 정치는 결국 인식의 싸움이고, 인식은 노출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AI 시대의 선거 홍보는 과거의 유세차와 현수막을 넘어 카드뉴스, 쇼츠폼 영상, 다큐형 스토리텔링으로 진화했다. 짧고 강렬한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유권자의 시선을 붙잡는 시간은 길어야 몇 초다. 카드뉴스와 쇼츠는 바로 그 몇 초를 장악하는 무기다.
Ⅱ. 카드뉴스와 쇼츠, 빠르고 강하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카드뉴스와 숏츠는 압축적이다. 짧고 강렬하며 소비가 쉽다. 한 장의 이미지, 30초의 영상만으로 후보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도 스크롤을 내리다가 우연히 접할 수 있다. 현대 선거에서 이 무기는 사실상 기본 장비가 됐다.
하지만, 이 방식의 한계도 명확하다. 대체로 ‘아군 결집’에는 강하지만 ‘중도 설득’에는 약하다. 정치권에서 흔히 말하는 ‘빠’들이 있다. 민주당 지지층이든 보수 지지층이든 일단 마음이 굳어진 유권자는 웬만한 홍보나 설득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상대 진영의 카드뉴스를 본다고 표심을 바꾸는 일은 거의 없다. 오히려 “역시 우리 편이 맞다”는 확증만 강화될 뿐이다. 결국 카드뉴스는 날카로운 칼이다. 그러나 이미 같은 방향을 보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더 잘 먹히는 칼일 뿐이다.
Ⅲ. 선거의 진짜 승부처는 중도층
선거는 열성 지지층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이미 결심한 사람보다 아직 결심하지 않은 사람이 더 중요하다. 중도층, 부동층, 정치 무관심층 이들이야말로 선거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다.
특히 40·50대처럼 정치적 경험과 판단 기준이 견고한 층은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이미 자신만의 정보 체계와 정치적 습관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망설이는 유권자,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는 사람, 투표 전날까지도 후보를 정하지 못한 사람들은 다르다. 이들은 평소 정치 콘텐츠를 찾아보지 않지만, 한 번 마음이 움직이면 행동은 빠르다. 선거판의 마지막 한 표는 대개 확신한 사람이 아니라 망설이던 사람이 던진다.
Ⅳ. 중도를 움직이는 것은, 숫자가 아니라 이야기 서사다.
중도층은 공약집을 정독하지 않는다. 예산 규모와 정책 항목을 비교 분석하며 표를 결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신 사람의 이야기에 반응한다. 왜 정치를 시작했는지,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자기 삶이 어떻게 정책으로 연결되는지. 이런 서사는 정책의 숫자보다 훨씬 강하게 유권자의 감정에 닿는다.
정치에서 스토리텔링은 포장이 아니다. 설득의 본체다. 유권자는 정책의 전문성보다 후보의 진정성을 먼저 본다. 그리고 진정성은 대개 숫자가 아니라 서사로 전달된다. “저 사람은 내 삶을 아는구나.” 그 순간 표심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Ⅴ. 좋은 홍보는 짧게 보여주고 깊게 남긴다.
좋은 홍보는 짧아야 한다. 그러나 얕아서는 안 된다. 카드뉴스는 관심을 끌고, 쇼츠는 확산시키고, 스토리텔링은 기억에 남긴다. 이 세 가지가 연결될 때 홍보는 단순 노출이 아니라 설득이 된다.
정치는 숫자의 게임 같지만, 선거는 결국 감정과 공감의 게임이다. 즉 유권자의 마음을 누가 더 사로잡고 잘 훔치느냐의 게임이다. 고정 지지층은 원래 자기 편이다. 진짜 전략가는 손벽 치는 사람보다 팔짱 끼고 지켜보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다.
스토리텔링과 서사는 후보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다. 좋은 서사는 전략가의 머리에서 설계되고, 유권자의 감정선 위에서 완성된다. 후보가 자신의 경험만 붙들고 “내가 제일 잘 안다”라고 밀어붙이면, 그건 서사가 아니라 독백이 된다. 독백은 들릴 뿐, 설득되지는 않는다.
Ⅵ. 아집은 병을 키우고, 전략은 승리를 만든다.
선거는 자기 확신의 전시장이 아니라 타인의 마음을 얻는 과정이다. 그래서 후보는 때로 홍보전략 전문가의 뇌를 빌려야 하고, 때로는 유권자의 감정을 읽는 전문가의 가슴을 빌려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아집을 걷어내는 일이다. 후보의 고집은 신념일 수 있지만, 유권자 앞에서는 장벽이 되기도 한다. 자기 생각에 갇힌 후보는 자기 말만 듣고, 자기 말만 하는 후보는 결국 자기 지지층만 듣게 된다.
병도 마찬가지다. “내 병은 내가 제일 잘 안다”며 병원을 외면하고 고집만 부리면 병은 낫지 않는다. 오히려 병을 키우고, 결국 손쓸 시기를 놓친다.
선거도 같다. 후보가 자신의 감과 경험만 믿고 전문가의 조언을 밀어내면 전략은 좁아지고, 메시지는 갇히고, 확장성은 사라진다. 신념은 방향을 정하지만, 전략은 승리와 직결된다. 결국 선거는 확신한 사람을 더 모으는 싸움이 아니라 망설이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싸움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화려한 구호가 아니라 잘 설계된 이야기다. 좋은 이야기는 혼자 만들지 않는다. 냉철한 전략가의 머리와 뜨거운 공감의 가슴, 그리고 후보 스스로 아집을 내려놓는 용기가 만날 때 그 효과는 폭발적이다.
정치는 신념으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승리는, 전략과 함께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