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구 10대 핵심 현안 분석〉 제3탄 문화·예술편 도시는 결국 문화, ‘대전 중구’ 다시 문화도시로 살아나야 한다.

[고무열 박사의 선구안]

작성일 : 2026-05-14 06:30 수정일 : 2026-05-14 06:41 작성자 : 고무열 논설위원 (gmy8888@naver.com)

  고무열 박사(안전교육원 원장)
 

대전시 중구 10대 핵심 현안 분석3탄 문화·예술편

도시는 결국 문화, ‘대전 중구다시 문화도시로 살아나야 한다.

 

. 문화가 사라진 도시는 오래 머물지 않는다

 

도시 경쟁력은 이제 단순한 인구나 예산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살고 싶은 도시를 선택하고, 그 기준에는 문화와 예술, 거리의 분위기와 도시의 감성이 포함된다. 특히 청년세대는 일자리만큼이나 문화적 매력과 라이프스타일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오늘의 대전 중구는 과거 원도심 문화 중심지의 위상을 점차 잃어가고 있다. 은행동과 대흥동 일대는 한때 대전 문화의 상징이었지만 지금은 소비와 유동 인구가 신도심으로 이동하면서 문화적 활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 청년이 머물 문화공간 부족

 

현재 중구의 가장 큰 문화 문제 중 하나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머물 수 있는 문화공간의 부족이다. 공연장과 전시장, 창작 스튜디오, 복합문화공간 등이 충분히 형성되지 못하면서 청년 예술인과 문화기획자들이 타지 역이나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문화 인재 유출은 도시 활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도시는 청년이 모여야 살아난다. 그리고 청년은 단순한 소비 공간보다 창작하고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한다. 작은 공연장 하나, 독립서점 하나, 청년 갤러리 하나가 지역의 분위기를 바꾸고 골목의 경제를 살리는 시대다. 하지만 중구는 여전히 행정 중심의 시설 운영에 머물러 있으며 시민 체감형 문화 플랫폼은 부족한 실정이다.

 

. “머무는 도시를 만들 콘텐츠가 필요

 

대전은 과학도시 이미지는 강하지만 체류형 문화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특히 중구는 대전의 역사성과 원도심 감성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이를 관광과 문화산업으로 충분히 연결하지 못하고 있다. 성심당을 찾는 방문객은 많지만, 소비 이후 머물며 즐길 문화 동선은 부족하다. 결국 왔다가 바로 떠나는 도시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제는 단순 행사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 원도심 골목과 근대 문화유산, 야간 콘텐츠, 청년 공연, 관광자원을 연결한 복합 문화전략이 필요하다. 문화는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오래 머물고 다시 찾게 만드는 힘이어야 한다.

 

. 대흥동 관사촌 일대와 보문산을 영화의 거리

 

중구 문화정책의 가장 상징적인 프로젝트 중 하나로 대흥동 관사촌 일대와 보문산을 활용한 영화의 거리조성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대흥동 관사촌은 오래된 근대 건축과 감성적인 골목 풍경을 갖추고 있어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서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 여기에 시대별 영화 세트장과 야외 촬영 공간, 영화 테마거리, 미디어아트 공간 등을 조성하면 중구 자체가 거대한 콘텐츠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보문산 역시 자연경관과 야경, 숲길을 활용해 액션·멜로·사극·청춘 영화 등 다양한 촬영이 가능한 복합 영상문화 공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상시 촬영이 이루어지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영화 촬영이 일상이 되면 시민과 관광객은 실제 촬영 현장을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다. 팬들은 배우와 연예인을 직접 만나고 소통하며 도시 자체를 하나의 문화축제로 체험하게 된다. 이것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사람을 끌어모으는 강력한 도시 브랜드 전략이다.

 

부산이 영화제를 통해 도시 이미지를 바꾸었듯, 중구 역시 영화와 콘텐츠 산업을 통해 새로운 문화도시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촬영팀과 관광객, 팬덤 소비가 지역 상권과 숙박·음식·교통 소비로 이어진다면 문화가 곧 지역경제가 되는 구조도 가능하다.

 

. 낡은 예술 인프라로는 미래 문화도시를 만들 수 없다.

 

중구의 문화예술 시설 상당수는 노후화 문제를 안고 있다. 공연장과 전시시설은 시대 변화에 맞는 디지털 환경과 창작 기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하고 있으며 시민 접근성도 떨어진다. 특히 지역 예술인들은 안정적으로 활동할 공간 부족을 지속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문화예술은 단순 지원사업 몇 개로 유지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창작 기반과 생태계가 필요하다. 청년 예술인이 지역에서 활동하며 생활할 수 있어야 하고, 시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결국 문화도시는 건물 하나가 아니라 사람과 콘텐츠가 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서 시작된다. 유럽의 대부분 도시는 건물 하나하나가 예술 작품이다.

 

. 중구 문화정책의 해답은 예술거리와 청년문화에 있다.

 

중구 문화 회복의 핵심 전략은 분명하다. 첫째, 원도심 중심의 예술거리 조성이 필요하다. 대흥동·은행동·선화동 일대를 연결해 공연·전시·카페·공방·청년창업이 어우러지는 문화벨트를 구축해야 한다. 단순 미관사업이 아니라 실제 예술인이 활동하는 살아 있는 거리여야 한다.

 

둘째, 청년 예술인 지원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창작 공간 임대 지원, 청년 공연 지원, 지역예술 프로젝트 공모 확대 등을 통해 청년문화 인재가 중구에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문화정책은 단순 소비가 아니라 미래 인재 투자다.

 

셋째, 축제와 관광을 지역경제와 연결해야 한다. 지역 축제를 단발성 행사로 끝낼 것이 아니라 야간경제, 먹거리, 골목상권, 숙박·관광 소비와 연계해 체류형 경제 효과를 높여야 한다. 해외 도시들은 이미 문화와 관광을 통해 쇠퇴한 원도심을 되살리고 있다.

 

. 스페인 빌바오가 보여준 문화도시의 기적

 

스페인의 빌바오는 한때 쇠퇴한 산업도시였다. 조선·철강 산업 붕괴 이후 도시 전체가 침체를 겪었지만, 문화예술 중심 도시재생 전략으로 완전히 변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구겐하임 미술관 빌바오다. 단순 미술관 하나를 지은 것이 아니라 도시 전체의 문화 브랜드를 바꾸고 관광·상권·청년 유입까지 연결해 경제를 되살렸다.

 

중구 역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원도심의 역사성과 감성, 오래된 골목과 상권, 청년문화 잠재력을 연결한다면 대전 문화 중심지로 다시 도약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건물보다 도시의 방향이다.

 

. 문화가 살아야 도시가 살아난다.

 

문화예술은 단순한 여가 정책이 아니다. 도시의 품격이며 미래 산업이고 청년 유입 전략이다. 사람이 모이는 도시에는 반드시 문화가 살아 있다. 결국 도시의 마지막 경쟁력은 문화에서 결정된다.

 

대전 중구가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단순 개발 논리를 넘어 문화와 예술이 흐르는 도시로 변화해야 한다. 원도심의 오래된 골목에 다시 음악이 흐르고, 영화 촬영 카메라가 돌아가며, 청년 예술가들이 모이고, 시민과 관광객이 밤에도 머무는 도시. 그것이 중구가 가야 할 미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