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자부심, 삼성전자 합의 도출에 안도

삼성전자 협상 타결과 ‘중구삭금’

작성일 : 2026-05-21 05:40 수정일 : 2026-05-21 07:56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honggyeonggeok404@gmail.com)

 

우리는 흔히 세상에서 가장 강한 물질로 다이아몬드나 잘 제련된 강철을 떠올린다. 그것들은 거대한 물리적 압박과 충격에도 쉽게 모양을 바꾸지 않으며, 단단함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으면서도 그 어떤 단단한 쇠붙이조차 흔적 없이 녹여버리는 강력한 힘이 존재한다. 바로 '사람들의 말()'이다. 사기(史記) <장의열전>에 등장하는 '중구삭금(衆口鑠金)'이라는 웅변은 여러 사람의 말이 지닌 무서운 파괴력과 영향력을 한 단어로 압축해 보여준다.

 

많은 사람의 입이 모이면 단단한 쇠조차 녹여버린다는 이 오래된 격언은, 소통의 홍수 속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날카로운 경종을 울린다. 말은 공기를 타고 흐르는 미약한 진동에 불과하지만, 그것이 '집단'이라는 확성기를 통하는 순간 초자연적인 에너지를 얻는다.

 

한 사람의 비난은 작은 상처에 그칠 수 있지만, 대중의 일치된 목소리는 한 인간의 명예와 삶, 심지어 영혼까지도 순식간에 융해시켜 버린다. 오늘날 디지털 소셜 미디어(SNS) 세상은 이 중구삭금의 현상이 가장 극대화되어 나타나는 공간이다.

 

손가락 끝에서 시작된 가벼운 말들이 모여 거대한 여론의 파도를 만들고, 그 파도는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누군가를 순식간에 사회적으로 매장하기도 한다.

 

검증되지 않은 소문이 다수의 입을 거치며 단단한 '사실'로 둔갑할 때, 그 앞에 선 개인은 뜨거운 용광로 앞에 선 한 조각의 철사처럼 무력하게 녹아내릴 뿐이다. 그러나 중구삭금이 지닌 칼날이 언제나 파괴적인 방향으로만 향하는 것은 아니다.

 

이 격언의 본질은 무서운 파괴력에 대한 경고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다수의 목소리가 가진 거대한 변화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위대한 시민 혁명이나 사회적 부조리를 바로잡은 공익적 연대는 모두 평범한 개인들의 목소리가 모여 이루어낸 결과였다.

 

홀로 외치는 목소리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에 불과할지라도, 그 목소리가 광장에 모여 하나의 거대한 합창이 될 때,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거대 권력과 부조리라는 단단한 '철옹성'을 녹여버릴 수 있었다.

 

결국 말이 가진 에너지를 파괴의 독으로 쓸 것인가, 아니면 변화의 약으로 쓸 것인가의 문제는 그 말을 뱉어내는 대중의 성숙함에 달려 있다.

 

국민과 전 세계적으로도 초미의 관심사였던 삼성전자 사태가 총파업 7시간을 앞두고 노사가 극적으로 성과급 협상을 타결했다. 이 잠정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통과되면 지난 6개월간 한국 사회를 흔든 삼성전자 총파업 사태는 비로소 봉합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된 뉴스를 접하면서 중구삭금(衆口鑠金)이 떠올랐다. 이는 원래 뭇간신의 입이 쇠를 녹인다라는 표현으로, 간신들의 말에 임금이 속는(이의 대표적인 게 지록위마) 상황을 의미했으나, 오늘날에는 뭇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는 의미로 여론의 위력을 나타내는 의미로 쓰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자부심이기도 한 삼성전자의 원만한 합의를 바라면서 우리 국민의 중구삭금애국심에 새삼 경의를 표한다. 경제가 죽으면 모든 게 정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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