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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폐지 후 이런 사건 발생했다면 어쩔 뻔했나?

[홍경석 칼럼] ‘카멜레온’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는 오십보백보

작성일 : 2026.07.09 12:20 수정일 : 2026.07.09 12:44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 기회주의자인 경찰 관리 오추멜로프에게 소시민 흐류킨이 개에게 손가락을 물렸다고 주장하며 공정한 처리를 부탁하고 있다. - AI 생성으로 묘사

 

「카멜레온」은 러시아 작가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의 대표적인 풍자 단편이다.

이 작품은 권력자 앞에서 태도를 수시로 바꾸는 기회주의를 날카롭게 비판한다.

 

◇ 줄거리

경찰 관리인 오추멜로프가 시장을 지나가다가 소란을 듣고 가보니, 한 남자 흐류킨이 개에게 손가락을 물렸다고 주장하며 난리를 치고 있다. 그는 개 주인을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오추멜로프도 처음에는 엄하게 사건을 처리하려고 하며, 개 주인을 찾아내 벌을 주겠다고 한다. 그런데 주변에서 그 개가 장군의 집 개일지도 모른다는 말이 나오자, 갑자기 태도를 바꾼다. 이번에는 흐류킨이 괜히 개를 건드린 것 아니냐며 오히려 그를 나무란다.

 

하지만 또 다른 사람이 그 개가 장군 집 개가 아닐 수도 있다고 하자, 오추멜로프는 다시 엄격한 태도로 돌아서 개와 주인을 처벌하겠다고 돌변한다. 이후 다시 장군 집 개가 맞다는 말이 나오자 그는 또 한 번 태도를 바꾸어 개를 감싸고, 흐류킨을 비웃고 꾸짖는다.

 

결국 오추멜로프는 힘 있는 사람의 권위에 따라 입장과 판단을 계속 바꾸는 우스꽝스럽고 비굴한 모습을 드러낸다.

 

◇ 핵심 의미

이 작품의 제목 「카멜레온」은 오추멜로프가 상황, 특히 권력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색깔 바꾸듯 태도를 바꾸는 모습을 가리킨다.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사람의 태도가 진실이나 정의가 아니라 권력과 지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오추멜로프는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상대가 힘 있는 사람과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만 보고 행동한다.

 

이런 모습은 매우 우스꽝스럽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작품의 제목인 「카멜레온」은 상황에 따라 몸 색깔을 바꾸는 동물처럼, 오추멜로프가 자기 입장과 태도를 계속 바꾸는 모습을 잘 나타낸다. 체호프는 이 인물을 통해 권력에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사람들, 그리고 그런 사회의 모습을 비판하고 있다.

 

이 작품을 통해 나는 사람은 상황에 따라 쉽게 흔들리지 않고, 공정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다. 또한 강한 사람 앞에서만 비굴해지고 약한 사람에게만 함부로 대하는 태도는 옳지 않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짧은 이야기이지만 주제가 분명하고 풍자가 날카로워서 오래 기억에 남는 작품이었다. 최근 국민적 초미의 관심사인 여당의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강공 드라이브에 우려를 표하는 국민이 많다.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가 범행 당시 이용했던 차량에 있다가 초동 수사 과정에서 사라졌던 '케이블 타이'(공업용 묶음 끈) 다발을 검찰이 장윤기의 아버지 자택에서 확보했다고 한다.

 

여당의 바람대로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된 후에 이런 강력 사건이 발생했다면 과연 어쩔 뻔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