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 대신 산으로 가는 배 유감
작성일 : 2026.07.24 03:58 수정일 : 2026.07.24 08:01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요즘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한마디로 답답함 그 자체다. 특히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제도 개선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과 민심이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여당은 의석수라는 숫자의 힘을 앞세워 다시금 입법을 밀어붙이려 하고, 야당은 이를 저지하겠다며 강하게 맞서고 있다. 그러나 이 치열한 공방 속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국민’은 점점 논의의 중심에서 밀려나고 있는 형국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듯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일정 부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적지 않다. 이는 단순히 검찰 조직을 옹호하자는 차원을 넘어, 수사의 공백이나 부실을 우려하는 현실적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에 더 크게 반응하며, 국민 다수의 우려에는 귀를 닫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는 정당성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이 앞서는 모습이며, 결국 민심과의 거리를 더욱 벌려놓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길 대신 산으로 가는 배’라는 표현은 지금의 상황을 절묘하게 비유한다. 배는 물 위를 항해하도록 만들어졌다. 그 본질을 거스르고 산을 넘겠다는 발상은 애초에 무리다. 정치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 뜻이라는 물길을 따라야 비로소 안정적인 항해가 가능하다. 그러나 지금의 정치권은 그 기본 원칙을 망각한 채, 자신들이 정해놓은 길을 고집하며 험준한 산길로 배를 끌고 가려 하고 있다.
문제는 그 결과가 뻔하다는 점이다. 배는 산에서 움직일 수 없고, 억지로 끌고 가려 할수록 손상될 뿐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로 민심을 거스르면 결국 동력을 잃고 좌초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이다. 수사 체계의 혼선은 곧 국민의 안전과 권리 보호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는 설득과 조율의 예술이다. 숫자의 우위가 모든 것을 정당화해 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다수의 힘을 가졌을 때일수록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자(국회의원)의 최소한의 책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여당은 강성 지지층이 아닌 전체 국민을 바라보는 균형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 야당 역시 무조건적인 반대에 그치지 말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건설적인 논의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이기느냐’가 아니라 ‘국민에게 무엇이 이로운가’라는 질문이다.
배는 결국 물길로 돌아와야 한다. 그것이 자연의 이치이자 상식이다. 정치 또한 마찬가지다.
민심이라는 물길을 외면한 채 산으로 향하는 배는 결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다. 지금 정치권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억지를 버리고 상식으로 돌아오는 것, 그것이야말로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항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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