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유전(耕者有田)과 경자유전(輕者謬傳)
작성일 : 2026.10.03 04:59 수정일 : 2026.10.03 06:21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나는 바늘 하나조차 꽂을 땅이 없는 절대 서민이다. 그러나 경자유전(耕者有田)은 잘 안다. 농지는 농업인과 농업 법인만이 소유할 수 있다는 원칙으로, 농민이 아닌 사람이 투기를 목적으로 농지를 소유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리 헌법과 농지법에 규정한 원칙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이 '경자유전' 원칙의 그늘 아래서 애꿎은 농민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과도한 강공 드라이브가 원인이다.
농지 전수조사의 방아쇠를 당긴 대통령의 즉흥적인 발언이 시작되면서 현장이 혼란에 빠졌다는 후문이다. 묵묵히 땅을 일구며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가 단발성 지시나 정무적 수사로 가볍게 다뤄질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현장의 몫으로 돌아온다.
이런 뉴스를 접하며 문득 '경자유전(耕者有田)' 소리 뒤로 또 다른 의미의 '경자유전(輕者謬傳)'이 겹쳐졌다. 한자 표기는 다르지만, 여기서의 경자유전은 '언변이 가벼운 자(輕者)가 때로 어떤 사실을 사실과 다르게 전한다(謬傳)'는 뜻으로 비틀어보게 된다.
지금 현 대통령의 SNS를 이용한 언론 플레이와 국정 운영 행위는 이미 과도함을 넘어섰다는 국민적 비난이 적지 않다. 사안의 본질을 깊이 살피기보다 즉흥적이고 가벼운 발언으로 여론을 호도하거나,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로 혼란을 가중시키는 모습은 우려스럽기 그지없다.
말 그대로 '만기친람(萬機親覽)'이라는 지적이 틀리지 않는다. 나라를 이끌어가는 정부가 각 부처마다 장관을 두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일하게 하는 이유가 완전히 무색해질 지경이다.
대통령이 모든 세세한 사안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명목 아래 전면에 나서면서, 오히려 전문 관료들의 책임 행정은 실종되고 정책의 일관성은 흔들리고 있다.
정치는 SNS 상의 화려한 수사나 일방적인 지시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헌법적 가치인 '경자유전'이 탁상공론과 설화(舌禍)로 변질되는 동안, 진짜 농민들의 마음은 타들어 간다.
이제는 대통령이 가벼운 언행을 거두고, 시스템에 의한 책임 정치를 복원해야 할 때다. 국정은 보여주기식 이벤트가 아니라, 무거운 책임감으로 채워져야 마땅하다.
금주의 핫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