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Home > 경제 > 생활경제

우주선(雨酒扇) 단상

비가 오면 술이 당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성일 : 2025.06.15 19:46 수정일 : 2025.06.16 05:41

작성자 : 홍경석 기자 ([email protected])

 

잠시 전부터 비가 쏟아지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엔 이처럼 비가 내리는 덕분에 후텁지근함을 면할 수 있어서 좋다. 오늘 오전에는 어떤 행사가 있어서 취재하러 갔다.

 

점심은 녹두 삼계탕을 먹었는데 술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나 기사를 급히 써야 하기에 눈물을 머금고 술을 시키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나와 같은 주당은 비가 오는 경우 ‘우중필주’ 운운하면서 술을 탐하기 일쑤다.

 

그렇다면 비가 오면 술이 당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감정적 허기 때문일 수 있다. 비가 오면 왠지 모르게 센티(sentimental)해지고, 마음이 허전해질 때가 발생한다.

 

이런 감정적인 허기를 채우려고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이나 술을 찾게 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특히 파전이랑 막걸리 조합은 비 오는 날의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햇빛 부족으로 세로토닌(serotonin)이 줄어서 그런 거라는 어떤 주당의 황당한 주장도 간과하기 어렵다. 햇볕을 쬐면 우리 몸에서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이 만들어지는데, 비 오는 날엔 이게 잘 안된다나 뭐라나.

 

그러니까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기분이 좀 가라앉거나 우울해질 수 있는데, 이때 술이 일시적으로 기분을 좋게 해주는 것처럼 느껴져서 찾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 몸의 균형을 맞추려는 차원에서 술을 찾는다는 사람도 없지 않다.

 

비가 오면(특히 장마일 경우엔) 주변이 습하고 차가워진다. 따라서 우리 몸은 이런 환경 변화에 맞춰서 균형을 잡으려고 하는데, 이때 '뜨거운 성질'을 가진 술을 찾아서 몸의 온도를 높이거나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은 혈당을 빠르게 올리고 싶어서 그런다는 경우도 있다. 알코올이나 고영양의 음식(안주)은 짧은 시간 안에 혈당을 확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비 오는 날, 왠지 모르게 기운이 없거나 축 처지는 느낌이 들 때, 몸이 빠르게 에너지를 얻으려고 이런 음식이나 술을 찾게 된다는, 나름의 또 다른 주당의 역설(力說)이다.

 

어쨌거나 평소 술을 사랑하는 애주가의 입장에서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의 내 생각은 우주선(雨酒扇)이라는 느낌을 벗어내기 힘들다. 여기서 말하는 ‘우주선’은 雨(비), 酒(술), 扇(부채)라는 한자의 작위적 조합이다.

 

그러니까 “비 오는 날 마시는 술은 부채 바람처럼 시원하다”라는 뜻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의 방편으로 평일엔 저녁에 학교에 갔다가 밤 10시에 귀가한다. 술을 마실 틈이 없다.

 

그래서 주말에 술을 마셔줘야 하는데 이 또한 여의치가 않다. 월요일인 내일은 또 모임이 있다. 근데 시간이 공교롭게 18시 30분이다. 학교에 결석하지 않는 이상 참석은 연목구어(緣木求魚)다.

 

오~ 주((酒))여, 이를 어찌하오리까!

 

생활경제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