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청춘이다
작성일 : 2026.07.06 06:45 수정일 : 2026.07.06 07:19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월요일 아침, 머리맡을 깨우는 알람 소리가 이토록 반가울 수가 없다. 지난 주말 이틀 동안의 휴식을 끝내고 다시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 못해 경쾌하기까지 하다.
지난 2월부터 참여하게 된 ‘노인 일자리’ 사업 덕분이다. 6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매일 아침 ‘출근할 곳’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삶의 온도는 눈에 띄게 따뜻해졌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이 사업은 단순히 어르신들에게 소득을 보전해 주는 것을 넘어, 건강한 노후생활과 복지 향상을 위해 마련된 고마운 제도다. 올해 2026년에는 전국적으로 무려 115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제공된다고 하니, 나처럼 일하고 싶은 시니어들에게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은 존재다.
공익활동부터 역량 활용, 공동체 사업에 이르기까지 사회 곳곳에서 노년의 연륜을 필요로 하는 곳이 참 많다. 나 역시 온라인과 방문 접수의 문을 두드린 끝에 당당히 이 자리를 꿰찼다.
길가에 정렬된 대전시의 공공자전거 '타슈'를 꼼꼼히 살피고 점검하는 것이 나의 주된 임무다. 허리를 숙여 바퀴를 점검하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도록 매만지는 손길에는 절로 정성이 가득 담긴다.
내가 손본 자전거를 타고 누군가 시원하게 도로를 달릴 생각을 하면 가슴 한구석에서 보람이 몽글몽글 피어오른다. 내 작은 노동이 사회의 작은 톱니바퀴가 되어 굴러가고 있다는 실감이 나를 살아 숨 쉬게 한다.
사람은 역시 일을 해야 한다.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집안에만 웅크리고 앉아 있으면 몸도 마음도 금세 녹슬어 버리기 마련이다. 일터에 나와 땀을 흘리다 보면 신체적인 건강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게다가 매달 손에 쥐는 정성스러운 활동비는 비록 거액은 아닐지라도 내 삶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다. 내 힘으로 번 돈으로 손주들에게 과자 한 봉지 사줄 수 있는 당당함, 친구들을 만나 떳떳하게 커피 한 잔 살 수 있는 여유는 삶의 질을 바꾸어 놓는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집에서 눈치 보는 ‘두문불출 삼식이’ 신세를 면했다는 것이다. 온종일 거실 소파에 누워 아내의 눈총을 받던 날들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되었다.
아침에 씩씩하게 문을 나서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며 아내도 은근히 미소를 짓는다. 적당한 거리감과 각자의 시간은 오히려 부부 사이를 더 애틋하고 존경스럽게 만들어 주었다.
일터에서 만나는 동료들과의 대화도 큰 즐거움이다.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서로의 건강을 챙기며 나누는 웃음 속에서 외로움이 끼어들 틈은 없다. 늙어간다는 것은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와 연결되는 과정임을 매일 배운다.
오늘도 나는 자전거 앞에 서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나에게 일터는 단순히 돈을 버는 공간이 아니다. 나의 쓸모를 증명하는 무대이자, 매일 아침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축제의 장이다.
일할 수 있는 즐거움을 깨달은 지금, 나의 노년은 그 어느 때보다 푸르고 활기차다. 나는 아직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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