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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왕’이 던지는 화두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작성일 : 2025.06.22 13:06 수정일 : 2025.06.22 13:47

작성자 : 홍경석 보도국장 ([email protected])

 

‘걷기왕’은 2016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다. 그녀의 나이 불과 4살에 발견된 선천적 멀미 증후군으로 세상의 모든 교통수단을 탈 수 없는 만복(심은경)이 주인공이다.

 

그래서 그녀는 오직 두 다리만으로 왕복 4시간 거리의 학교까지 걸어 다니는 씩씩한 여고생이다. “무조건 빨리, 무조건 열심히!”에 준거(準據)한 꿈과 열정을 강요당하는 현실이지만 뭐든 적당히 하며 살고 싶은 그녀의 삶에, 어느 날 뜻밖의 ‘경보’가 울리기 시작한다!

 

걷는 것 하나는 자신 있던 만복의 놀라운 통학 시간에 감탄한 담임선생님의 추천으로 그녀에게 딱 맞는 운동 ‘경보’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공부는 싫고, 왠지 운동은 쉬울 것 같아 시작했는데 뛰지도, 걷지도 못한다니!

 

과연 세상 귀찮은 천하태평 만복은 ‘경보’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만날 수 있을까? ‘걷기왕’이 관객에게 던지는 화두는 명료하다.

 

그건 바로 만복이 경기장 위에서 걸을 때, 그것은 단순한 경쟁의 의미를 넘어서 ‘자기 삶의 속도’로 나아가는 행위로 집약된다. 영화는 끝내 만복이 ‘걷기왕’이 되었는지도 말해주지 않는다.

 

왜? 이는 지엽적이기 때문이다. 경보(輕步)는 가벼운 걸음으로 빨리 걸음 또는 그렇게 걷는 걸음이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모습도 볼 수 있지만 이 또한 엄연한 공식 스포츠인 까닭에 절대 만만치 않다.

 

경보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까다로운 스포츠이자 시스템이다. 경보는 빠르게 걷는 스포츠이지만, 매우 엄격한 규칙이 적용된다. 두 발 중 한쪽 발은 반드시 지면에 닿아 있어야 한다.

 

 

 

또한 앞으로 내딛는 다리는 착지 순간부터 수직 위치에 도달할 때까지 곧게 펴야 한다. 이러한 규칙을 지키면서 빠른 속도를 내야 하므로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다.

 

실제로 아이돌 육상선수권대회에서는 참가 선수 전원이 실격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달리고 싶은 본능을 억제해야 하는 것 역시 만만한 일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경보는 '자기와의 싸움'부터 이겨야 하는 스포츠다. 앞서가는 선수를 제치고 싶은 마음에 발바닥을 지면에서 떼거나 뛰어버리는 유혹을 참아야 한다.

 

경보는 인간의 본능적인 행동인 '걷기'에서 비롯되었지만, 규칙을 지키며 속도를 내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걷기왕’을 보면 훈훈한 선생님들의 자상한 제자 사랑과 진솔한 배려(配慮)가 방금 바른 물감처럼 그 광채까지 빛난다. 다 아는 것처럼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에게 배려를 베푸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배려가 힘든 건 아니다. 배려는 작은 친절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배려는 사람의 영혼까지 풍요롭게 한다. 배려란 작은 것을 베풀지만 결국엔 큰 변화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