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왜 먹을까?

작성일 : 2024-02-13 07:16 수정일 : 2024-02-13 22:31 작성자 : 김응범 기자 (amen88@hanmail.net)

이갑선 장로 (도마동침례교회)

 

내가 어렸을 때는 "설”에서 대보름날(음력 1월 15일)까지를 명절로 보내곤 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어려서 맞이하던 "설날”의 풍습이 참으로 행복했었습니다.  마을에서는 마을 주민 모두가 윷놀이며, 널뛰기. 팽이치기, 연날리기 등 즐겁고 재미있게 보내고. 풍물패들은 집 집마다 돌아다니며, 모든 액을 막아주는 축원을 빌어주며 자연적인 재앙을 막고 한 해의 농사가 잘 되기를 기원하며 마을공동자금을 모금했습니다.

 

집 집마다 한 집도 빼놓지 않고 찾아다니면 형편대로 각출(各出)을 해주어 마을운영자금이 넉넉하게 확보가 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즐거운 “설날”에는 1년에 한 번 세뱃돈을 버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세배를 드리는 기회도 사라져 갔습니다.  지금도 세배를 드리고 싶은 선배가 남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선배들이 남겨 준 교훈이 어렸을 때 세뱃돈보다 더 값지고 행복했기 때문입니다. 어릴 적 기다리던 “설” 명절이 그립습니다.

 

우리 고유명절 “설”에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사람이 대이동을 합니다. 마치 철새들이 철 따라 대이동을 하듯이 인파가 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사실 고향을 가도 별로 좋은 일도 없는데 굳이 가는 것은 자랄 때의 그리움과 부모님을 비롯한 친지 들과의 만남을 위해서입니다. 요즘은 교통수단이 좋아서 여행 삼아 가지만 옛날에는 그러지 못해 엄청난 고생을 하며 고향길을 찾았습니다. 해마다 겪는 일인데도 고생을 마다하지 않고 고향을 찾아갑니다. “설날”이 지나고 나면 또 하나의 큰 명절인 정월 대보름이 찾아옵니다.

 

옛부터 정월 대보름에는 주민들이 함께 모여 놀이를 즐기고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을 만들어 이웃과 함께 먹으며 명절을 맞이한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알고 먹으면 건강까지 배로 챙길 수 있는 숨은 건강식품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 정월대보름이 되면 새벽에 호두, 땅콩, 잣 등 부럼을 깨물었으며 치아가 튼튼해지기를 기원했고 아침에는 귀밝이술을 마셨습니다. 정월 대보름 전날 밤에는 깡통에 구멍을 뚤어 관솔 조각을 넣고 뱅뱅 돌려서 쥐불놀이를 하던 일 하며, 해 뜨기 전 더위를 팔던 일이며, 이젠 옛이야기로 전설처럼 되어버린 우리 민족의 아름다운 전통이 생각납니다. 또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을 나눠 먹기도 했습니다. 쫀득하고 담백하게 지은 오곡밥에 고소하게 볶아낸 아홉가지 나물! 우리 조상들은 단지 맛만 좋아서 드셨던 것은 아니였죠. 선조들의 건강한 지혜가 담겨있는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 오곡밥은 찹쌀, 찰수수, 팥, 차조, 검정콩 등 오곡에는 약 20가지 이상의 영양소가 들어있어 일반적으로 먹는 밥보다 훨씬 높은 영양가를 가지고 있습니다.

 

체내 독소 배출은 물론 몸을 가볍게 해주는 효과와 섬유와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하며, 다양한 폴리페놀 성분을 함유해 혈당조절과 항암 효과에도 탁월한 효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오곡밥에는 반드시 아홉가지 나물을 곁들여 먹었는데 곡식의 붉은색과 검은색 그리고 나물이 가진 녹색은 우리 몸의 간장을 보호해주는 역할로 환상궁합을 자랑하기 때문입니다.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은 맛과 영양이 배가 되는 음식으로 겨울 동안 편식으로 인한 영양의 불균형을 보충해서 앞으로 농사를 위해 등짐으로 두엄 내기 등 농사일을 하게 되는 기점인 대보름에 체력 보충을 하여 농사일을 하게 하려는 농경사회 조상님들의 지혜가 담긴 식탁입니다.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건강식품 오곡밥과 아홉가지 나물을 드시고 올 한 해도 건강하게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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